왜 美도 '1460억 잭팟' 이정후 신체검사 기다릴까…깐깐한 SF, 4530억 계약도 엎었으니까

김민경 기자 2023. 12. 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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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계약 오피셜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 폭스스포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정후(25)는 발목 부상으로 올 시즌 후반기 대부분을 날려야 했고, 마지막에 돌아와 대타로 한 타석에 섰다."

미국 언론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초대박 계약을 터트린 외야수 이정후를 주목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의 최초 보도를 시작으로 미국 언론은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60억원)에 계약했다.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지급할 포스팅 비용 약 1900만 달러까지 더하면 총액은 1억3200만 달러에 이른다. 4년째 시즌 뒤에는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만 '오피셜'은 아직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매체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14일 '소식통에 따르면 이정후가 15일 신체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아직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이유'라고 보도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수비 도중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해 병원 검진을 받았고, 검진 결과 발목 신전지대 수술이 필요해 3개월 재활 진단이 나왔다. 힘줄을 감싸는 막을 봉합하는 수술로 골절이나 인대 손상은 피했으나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고 야심차게 맞이했던 시즌이었기에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발목 부상 자체가 큰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했다. 이정후는 일찍이 KBO리그에서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하며 정점을 찍고 있었기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충분히 기량을 파악한 상태였다. 24살 시즌이었던 2022년에는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맹타를 휘두르면서 MVP를 차지했다. 이미 평가는 다 끝나 있었고, 건강을 회복하기만 하면 계약은 문제 없으리라 바라봤다. 그리고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와 초대형 계약 합의까지 이뤄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신체검사 불합격을 이유로 대형 계약을 엎은 사례를 남긴 팀이다. 미국 언론이 '이정후 오피셜'을 기다리는 이유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2월 대형 유격수 FA 카를로스 코레아(29)와 13년 3억5000만 달러(약 453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가 취소했다. 메디컬 테스트에 합격하지 못해서였다. 코레아 측은 2014년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 다리 부상이 있었는데, 그 점을 문제 삼았던 것 같다며 잔뜩 화가 나 있었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카를로스 코레아
▲ 스캇 보라스.

당시 코레아의 에이전트는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스캇 보라스였다. 보라스는 "코레아는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뛴 선수다. 10년 전 부상 기록이 있었는데, 모든 팀은 이를 확인할 권리가 있다. 핵심은 우리가 샌프란시스코에 의료 기록을 제때 제출했다는 점이다. (계약에 합의하고도) 그들은 여전히 선수와 협상하려고 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파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당시 "의료 관련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되지만, 보라스가 밝힌 것과 같이 코레아의 메디컬 테스트 결과와 관련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정도로 해명을 마쳤다.

코레아는 샌프란시스코와 결별하고 뉴욕 메츠와 12년 3억15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가 또 같은 이유로 무산됐고, 결국 미네소타 트윈스와 6년 2억 달러 계약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도 최근 발목 부상 이슈가 있었기에 신체검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정후는 이번 시즌 후반기 대부분을 발목 부상으로 날렸고, 마지막에 돌아와 대타로 한 타석에 들어섰다. 샌프란시스코가 FA 최대어 애런 저지를 영입하지 못한 이후 가장 최근 플랜B가 유격수 코레아였기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코레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체검사를 받았을 때 과거 발목 골절이 잠재적 문제로 분류되면서 계약에 문제가 생겼다. 덕분에 우리는 공식 발표 전까지는 어떤 것도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게다가 이정후는 기동성이 중요한 리드오프 유형'이라고 덧붙였다.

▲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신체검사만 무사히 마치면 이정후는 아시아 야수 최고액 역사를 쓸 수 있다. 종전 기록은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가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5년 9000만 달러였다. 미국 언론은 이정후가 4년 5000만 달러대 계약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경쟁이 붙으면서 샌프란시스코가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에도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해 올해까지 7시즌 통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65홈런, 69도루, 515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국내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 역대 1위를 자랑한다.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비교해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이면 김하성보다 빨리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할 수 있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바로 그 타자'라고 표현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조금 더 젊고 역동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었다. 오랜 기간 콘택트 능력이 있는 타자가 부족했다. 지난 10년 동안 3할 타자가 단 2명밖에 없었을 정도였다. 또 수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견수를 찾고 있기도 했다. 만약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가 바라는 만큼의 실력을 갖췄다면, 다시 한번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젊은 올스타급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정후는 신체검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적임자'라는 평가에 걸맞은 선수가 될 수 있을까.

▲ 중견수 시장이 빈약한 상황에서 이정후의 값어치도 덩달아 뛰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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