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받은 스타트업 3곳 중 2곳(67.4%)은 '서울 기업'
최근 6년 투자 받은 3496개 사
2359개는 서울, 1266개는 강남
수도권 소재는 2877개(82.3%)
"VC, 인프라 쏠린 서울로 집중"
최근 6년 사이 외부 투자금을 유치한 벤처·스타트업 3곳 중 2곳은 서울 소재 기업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상당수 인력이 서울에 몰려 있고 벤처캐피털(VC) 등 투자 기관이 서울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점 등이 스타트업들의 ‘서울 쏠림’ 현상 배경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기관은 최근 서울 외 지역에서 특화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신생 유망 기업의 서울 집중도가 추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정책 발표를 통해 ‘지방 스페이스K(가칭)’ 등 국토 균형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 사업을 예고했다.
사단법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최근 6년 VC, 엑셀러레이터(AC),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3496개 사의 본점 소재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2359개 사(67.4%)는 서울 소재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8년 1월~2023년 11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스타트업 투자 사례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수집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는 투자 사례에서 제외했다.
투자 유치 스타트업의 특정 지역 집중도는 서울 내에서도 강남권을 위주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 투자를 유치한 2359개 사 중 1266개(53.9%)는 소재지가 서울 강남구 또는 서초구였다. 서울지하철 공덕역, 마포역, 충정로역을 중심으로 상업지구가 발달해 있는 마포구(218개)와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을 다수의 지식산업센터가 둘러싸고 있는 성동구(179개)가 뒤를 이었다. 1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서울 소재 스타트업 47개 사 중 강남구 소재 기업은 30개(63.8%), 서초구 소재 기업은 5개(10.6%)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집중도는 높게 나타났다.
서울, 경기, 인천을 포괄하는 수도권에 소재한 기업 비중은 80%를 뛰어넘었다. 서울(2359개), 경기(445개), 인천(73개) 등 총 2877개 사가 수도권에 소재해 전체 3496개 기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82.3%에 달했다. 경기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클러스터가 있는 판교를 중심으로 집적도가 높게 나타났다. 전국 광역지자체를 투자 유치 기업 수를 기준으로 줄세웠을 때 서울, 경기, 대전(113개), 부산(90개), 인천 순으로 위치해 대도시에 기업이 집중되는 현상이 포착됐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해외(116개) 소재 기업도 많았다.
수도권 외 지역 중 가장 많은 투자 유치 기업이 있는 대전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을 중심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이 발달해 있어 유성구를 중심으로 다수 기업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학을 바탕으로 하는 하드웨어와 로봇 산업, 친환경·에너지 산업 분야 기업이 많았다. 부산신항만을 위주로 물류 산업이 발달해 있는 부산은 유통·물류 기업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외의 결과는 제조 대기업이 다수 위치한 울산에서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중 울산에 소재지를 둔 곳은 18곳(0.5%)에 그쳤다.
초기 기업들의 서울 집중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정부는 지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수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은 올 8월 중기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가 합동 발표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에 담긴 지방 스페이스K다. 스페이스K는 세계 최대 창업 허브인 프랑스 스테이션F를 벤치마킹해 중기부가 추진 중인 사업으로 수도권에 1곳, 지방에 1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거점을 수도권 외 지역에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중기부는 지방 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지역 엔젤투자허브’ 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조사를 진행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VC들이 많고 인프라가 쏠린 수도권, 특히 강남구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지역에서도 특화 산업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대표는 “지역에도 좋은 스타트업이 있지만 서로 만나 네트워크 효과를 내고 성장할 기회가 부족하다 보니 투자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스타트업 활성화의 핵심은 기업 간 연결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 스타트업 대표·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만나 지식·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웨딩드레스 터져 신부 '엉덩이' 노출…업체는 '요즘 어려워서' 선처 부탁
- 남현희 향해 '제발 한번만' 절규…'전청조 체포 영상' 떴다
- ''바람의 손자' 고맙다'…이정후 MLB 보내고 함박웃음 짓는 키움, 왜?
- 탕후루 만들고 남은 설탕물을 배수구에 '콸콸'…'온 동네 침수될 수도'
- 공항서 이상한 걸음걸이로 '어기적'…수상한 남자 잡고 보니 정체가
- '우리 애랑 1대1로 붙어'…초등학교 찾아가 폭언한 학부모 대체 왜?
- 송지효, 前소속사 상대 정산금 소송 승소 확정…받게 될 돈 얼마?
- '꾸중에 눈물 흘리는 아이'…40대女 성폭행한 중3 선처호소에도 '중형'
- '이정재 픽' 와이더플래닛, '투자경고' 뚫고 또 상한가
- 유재석, 알고보니 116억 아닌 200억…'전액 현금'으로 산 강남 빌라와 빈땅은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