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포유류 최초 생쥐 뇌세포 전체 지도 완성…"뇌 연구 이정표"

이주영 2023. 12.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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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구팀 BICCN "포유류 뇌 발달·진화 연구 기반…신경질환 규명 기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동물 가운데 처음으로 생쥐의 뇌를 이루고 있는 전체 신경세포의 유형과 특성, 구조 등을 밝힌 뇌세포 상세 지도가 완성됐다.

개별 뇌세포 및 신경 회로의 기능과 함께 뇌의 구조와 조직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이 연구 결과는 뇌를 구성하는 다양한 유형의 세포 조직이 어떻게 신경질환에 기여하는지 등 포유류의 뇌 발달과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쥐 뇌 전체 세포의 유형과 주요 영역 시각화 사진 연구팀은 생쥐 한 마리의 뇌 전체를 101개의 슬라이스로 나눠 세포 유형을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파악했다. 각 슬라이스는 생쥐 뇌의 주요 영역의 범위를 다양한 색깔로 보여준다. [Macosko and Chen la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14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뇌 이니셔티브 세포 센서스 네트워크'(BICCN) 연구팀이 생쥐 뇌를 구성하는 전체 세포의 유형을 분류하고 특성을 밝힌 가장 포괄적인 뇌세포 상세 지도를 완성, 9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BICCN은 혁신적 신경 기술로 인간과 쥐, 비인간 영장류 뇌를 구성하는 다양한 유형의 세포를 분석하고 포괄적인 뇌세포 지도를 제작해 연구자와 대중에게 제공하기 위해 2017년 시작된 프로젝트다. BICCN은 지난 10월 인간의 뇌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약 10배 많은 약 3천300여 개 유형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인간과 다른 영장류 뇌세포의 차이를 규명한 인간 뇌세포 지도를 완성, '사이언스'(Science) 등에 21편의 논문으로 공개한 바 있다.

포유류의 뇌가 수행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활동은 다양한 기능적 특성을 가진 수많은 유형의 세포로 구성된 고도로 전문화된 신경회로에 의해 제어된다. 뇌의 작동을 이해하려면 뇌 세포의 유형과 회로 조직·기능 등을 알아야 하지만 뇌는 여전히 밝혀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앨런 뇌과학연구소 홍쿠이쩡 박사팀은 '생쥐 전체 뇌세포 유형에 대한 고해상도 전사체 및 공간 아틀라스' 논문에서 약 400만 개 세포의 단일 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와 약 430만 개 세포에 대한 공간 전사체 데이터를 결합, 고해상도 지도를 만든 방법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생쥐 뇌세포는 34개 종(class)과 338개 아종(subclass), 1천201개 슈퍼타입(supertype), 5천322개 클러스터(cluster) 등 4개 수준의 계층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유형 구성은 뇌 영역에 따라 독특한 특징을 보였다. 등 쪽 영역(dorsal part) 영역의 세포들은 세포 유형 수는 적었지만, 다양성이 높았고, 배 쪽 영역(ventral part)은 유형은 다양하지만 서로 관련성이 밀접한 세포들이 모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D로 구현한 생쥐 뇌세포 상세치도 (왼쪽 아래) 각 뇌 영역의 세부 파트를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 것. (오른쪽 상단) 다양한 유형의 세포를 공간적 위치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 것. (오른쪽 하단) 후성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전체 뇌에서 발견된 세포 유형의 양과 다양성을 여러 가지 색의 원으로 표현한 것. [Salk Institut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크연구소 조지프 에커 박사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빙 렌 교수팀은 '포유류 신피질의 보존 및 발산 유전자 조절 프로그램' 논문 등에서 인간, 원숭이, 마모셋, 생쥐의 1차 운동피질에서의 유전자 조절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다발성 경화증과 신경성 식욕부진증, 담배 중독 등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 특징이 포유류 전반에 걸쳐 공통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는 신경질환과 관련된 이런 유전적 특성이 포유류 전반에 걸쳐 진화적으로 보존된 것임을 시사한다며 완성된 생쥐 뇌세포 상세 지도가 신경학적 질병과 형질에 기여하는 유전적 변이를 식별하는 데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이밖에 함께 발표된 다른 논문들은 전문화한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밝혀내고, 뇌의 여러 영역에 있는 다른 유형의 세포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을 형성하는지 등을 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마리아 안토니에타 토체스 교수와 호주 뉴캐슬대 헤더 리 교수는 함께 게재된 논평(News & Views)에서 "세포 유형 지도는 세포 단위의 뇌 구조 이해뿐 아니라 뇌 진화에 대한 정확한 추론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 성과는 신경생물학 및 신경장애 분야에서 많은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출처 : Nature, Hongkui Zeng et al, 'A high-resolution transcriptomic and spatial atlas of cell types in the whole mouse brai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812-z 등 논문 9편과 논평(News & Views)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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