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티 위협한 세르비아 코리안가이' 황인범, 맨시티전 1골 1도움 맹활약...즈베즈다는 2-3 아쉬운 패배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세르비아 코리안가이' 황인범이 맨시티를 상대로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데뷔골까지 터트리며 활약했다.
즈베즈다는 14일(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지코 미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23~2024시즌 UCL 조별리그 6차전에서 2대3으로 패배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후반 31분 득점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알렉산다르 카타이의 득점까지 도우며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이미 조 1위와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공격진에는 대부분 유망주와 로테이션 자원이 자리했다. 반면 즈베즈다는 맨시티를 잡아도 승자승에서 밀려 3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없었지만, 올 시즌 UCL 첫 승을 위해 황인범을 포함해 최정예 선발 명단을 구성해 나섰다.
황인범은 전반부터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갔다. 전반 15분 황인범의 침투 패스가 부카리에게 연결됐고, 부카리가 이를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하지만 맨시티는 강했고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전반 29분 마테우스 누녜스의 패스가 미카 해밀턴에게 연결됐고, 해밀턴은 침착하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후 오른발 슛으로 즈베즈다 골망을 갈랐다. 즈베즈다도 반격했다. 전반 27분 안정적인 공격전개를 통해 네델코비치가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았다. 네델코비치의 왼발 슛은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을 밀린 채 시작한 즈베즈다는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17분 오스카 밥이 상대 수비 3명을 돌파한 후 침착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즈베즈다는 황인범이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31분 공이 황인범에게 흐르며 역습이 전개됐다. 황인범은 침착하게 공을 잡아낸 뒤 부카리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후 곧바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부카리의 패스를 받았다. 황인범은 문전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만회골을 터트렸다.
맨시티는 다시 달아났다. 후반 39분 해밀턴이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칼빈 필립스가 이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즈베즈다는 황인범의 도움으로 추격했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올린 크로스를 카타이가 헤더로 밀어 넣으며 점수 차를 좁혔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되며 즈베즈다의 2대3 패배로 마무리됐다.
황인범은 이날 경기 선발로 나서며 올 시즌 즈베즈다가 치른 UCL 조별리그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별들의 무대를 누볐다. 이날 맨시티를 상대로도 1골 1도움과 함께 기회 창출 5회, 경합 성공 3회, 인터셉트 2회 등 부단히 활약했다.
한편 황인범은 즈베즈다 입단 당시 기대감을 드러냈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득점하며, 아쉬운 UCL 여정 마무리를 조금이나마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
황인범은 지난 9월 즈베즈다 입단 당시 인터뷰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황인범은 즈베즈다로 이적한 가장 큰 이유로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를 꼽았다. 그는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여기에 있는 큰 이유이다. 우리 모두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며 "난 팬들에게 날 소개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즈베즈다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팀들에 대해선 "챔피언스리그에서 쉬운 그룹은 없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맨시티 같은 유럽의 빅클럽들과 경기하게 돼 기쁘다"라며 "난 그 경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생각엔 우리는 G조에서 누구든 이길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인범은 맨시티에 대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한테 물어봤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맨시티에 대해 물어보니 모두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데 우리가 90분 동안 수비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대가 맨시티이든 라이프치히든 간에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라며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겨야 하고, 수비를 통해 무승부를 위해 경기를 해야 한다. 난 팀을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개처럼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각오를 드러냈었다. 황인범은 아쉽게 UCL 무대를 마감했음에도 맨시티전에서 맹활약하며 팬들에게 약속한 활약은 지켰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 한국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득점을 허용하며 '코리안가이' 공포증까지 생길 위기다. 과르디올라는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 울버햄턴전을 앞두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하며 '코리안가이'라고 지칭했는데, 맨시티전에서 황희찬이 극적인 역전골을 넣으며 황희찬의 새로운 별명으로 자리 잡았다.
토트넘전에서는 또 한 명의 프리미어리거이자 코리안가이인 손흥민에게 일격을 당했다. 손흥민은 맨시티 상대 7골-3도움을 기록 중인 대표적인 '맨시티 킬러'였다. 손흥민은 시작하자마자 득점포를 가동했다. 브리안 힐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파고 들었다. 제레미 도쿠의 방어를 뚫은 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자책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이 1-2로 밀리던 후반 24분 동점골을 돕는 도움까지 추가하며 맨시티와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감할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에 1점 획득에 그쳤다.
황희찬, 손흥민에 이어 이번에는 황인범이 과르디올라와 맨시티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과르디올라 감독의 기억에 코리안가이들의 활약이 잊혀지지 않게 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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