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유방암 특화 AI 플랫폼 '볼파라' 인수…美 진출 가속화(상보)

박미리 기자 2023. 12.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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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100% 인수, 금액 2525억원
美 시장점유율 42%, 인수 즉시 美 매출 발생

의료AI(인공지능) 기업 루닛은 미국 내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를 1억9307만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루닛이 창립 이래 처음 해외 유망 의료AI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번 인수로 루닛은 미국 내 자체 AI 솔루션 판매망을 확보하게 됐다.

볼파라 지분 100% 인수… 외부 차입 등 인수자금 마련
루닛은 볼파라 지분 100%를 인수한다. 인수금액인 2525억원은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볼파라의 13일 종가인 주당 0.78 호주달러에 프리미엄 47.4%를 붙여 책정했다. 전일 기준 볼파라 시가총액은 1억 9332만 호주달러(약 1672억원)다. 루닛은 이번 볼파라 인수를 위해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볼파라는 내년 2분기 이내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75%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가 완료되면 볼파라를 상장 폐지할 계획이다.

볼파라는 지난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시애틀에 사무소를 두고 미국 내 임상과 영업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6년 4월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유방암 조기 진단을 위한 AI 플랫폼을 미국시장에 집중 공급했다. 그 결과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개 이상 의료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시장점유율 42%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볼파라는 2021년(회계연도 기준) 전년대비 57% 증가한 1970만 뉴질랜드달러(158억원), 2022년 전년대비 32% 증가한 2610만 뉴질랜드달러(2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3500만 뉴질랜드달러(약 282억원)를 달성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CR)은 63%에 이른다. 특히 전체 매출의 96.5%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매출 구조가 병원과의 장기 계약을 통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연간 구독 형태로 추후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닛은 미국 내 볼파라 플랫폼 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 AI 솔루션을 추가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해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볼파라, 유방촬영 이미지 1억장 보유
볼파라는 유방암 조기 진단과 검사 과정의 워크플로우(Workflow)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AI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120건 이상의 특허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유럽 CE 인증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정밀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장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데이터는 제품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 동의를 얻는 등 이례적으로 법적분쟁 가능성을 모두 해소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 후 추가적으로 연간 약 2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지속 확보할 예정이다. 루닛이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 개발을 위해 30만장의 데이터를 학습한 것을 감안하면, 볼파라가 보유한 1억장은 향후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것이란 게 루닛의 기대다.

또한 루닛은 볼파라 데이터를 활용해 주로 동양권 여성의 데이터를 학습한 루닛의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 제품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볼파라가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초거대 AI에 적용시켜 완벽에 가까운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는 자율형 AI(Autonomous AI) 구축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의 볼파라 인수는 루닛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자, 앞으로 루닛이 암 조기 진단을 위한 강력한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올해 3분기에 시작된 볼파라 인수 추진 과정에서 암 정복에 대한 양사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향후 양사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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