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튼, 황희찬 활약에 대한 보상"...2026년→2028년까지 재계약 임박+팀 내 최고 대우 보장
[포포투=오종헌]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재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3일(한국시간) "울버햄튼은 황희찬과의 재계약에 합의했다. 새로운 계약은 2028년 여름까지 유효할 것이다. 또한 황희찬은 이번 재계약으로 구단 최고 대우를 받은 선수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울버햄튼이 팀 내 최고 선수에 대한 결정이었다"고 독점 보도했다.
또한 울버햄튼 지역지 '슈롭셔 스타'는 "황희찬은 2028년 여름까지 계약 연장을 체결할 것이다. 이로써 그는 구단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당초 황희찬은 기존 계약(2026년 여름까지)이 2년 반 정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그의 훌륭한 활약에 대한 보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시절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과 함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이에 힘입어 라이프치히에 입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등 악재가 겹치며 주전 경쟁에 애를 먹었다. 결국 분위기 반전을 위해 2021-22시즌을 앞두고 울버햄튼 임대를 택했다.
첫 인상은 강렬했다.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PL) 데뷔전이었던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도중 부상 변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리그 30경기(선발20, 교체10)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완전 이적까지 이뤄졌다. 울버햄튼은 이적료 1,400만 파운드(약 226억 원)를 지불했다. 완벽한 울버햄튼 신분으로 2년차를 맞이했던 황희찬은 지난 시즌 전반기 비교적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상황은 좋아졌다. 당시 울버햄튼은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하고 있었고, 이에 브루노 라즈 감독을 경질했다. 그를 대신해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기 들어 황희찬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직전 또다시 변수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로페테기 감독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이유는 울버햄튼의 소극적인 이적시장 행보 때문이었다. 울버햄튼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재정적 페어플레이룰(FFP룰)을 준수하기 위해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야 했다.
울버햄튼은 마테우스 누네스, 후벵 네베스, 주앙 무티뉴, 네이선 콜린스, 라울 히메네스, 아다마 트라오레 등을 떠나 보냈다. 이로 인해 1억 4,000만 파운드(약 2,262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대로 영입이 진행되지 않았다. 구단 장부를 메우려면 해당 자금을 전력 보강을 위해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시즌 임대로 합류했었던 마테우스 쿠냐 외에 즉시 전력감을 데려올 수 없었다.
이에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개리 오닐 감독이 급하게 선임됐다. 감독이 바뀌면서 황희찬은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초반에는 입지가 좁아진 모양새였다. 하지만 황희찬은 주어진 출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했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행히 첫 골은 빠르게 나왔다. 황희찬은 브라이튼과의 리그 2라운드에서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이후 약간의 부상이 있었지만 다시 9월 중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A매치 기간을 마치고 복귀한 뒤에는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황희찬은 먼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비록 팀은 1-3으로 역전패했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입스위치와의 EFL컵에서 골을 넣은 뒤 맨시티를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리버풀이나 맨시티 같은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또한 9월 말 맨시티전에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울버햄튼을 상대로 늘 힘든 경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울버햄튼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특히 네투, 쿠냐, 그리고 그 한국 선수(the Korean guy)는 뛰어난 수준을 가지고 있는 공격수들이다"고 말했다.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으며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이를 접한 팬들은 "다른 선수들 이름은 제대로 말했으면 황희찬만 '코리안가이'라고 말한 거야?", "그럴거면 네투도 포트투갈 가이라고 해야지!", "황희찬이 꼭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었으며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황희찬은 그런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상대로 득점포를 신고하며 울버햄튼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경기는 맨시티가 주도하고, 울버햄튼은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을 펼쳤다. 그러다 울버햄튼이 기습적인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전반 13분 네투가 올린 크로스가 후벵 디아스를 맞고 골로 연결됐다.
맨시티는 후반 초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3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울버햄튼이었다. 결승골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후반 21분 넬송 세메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흐른 공을 황희찬이 쇄도하면서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어 마테우스 쿠냐가 재차 황희찬에게 공을 내줬고 결국 득점으로 이어졌다. 울버햄튼의 짜릿한 2-1 승리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울버햄튼은 정말 잘했다. 수비적으로 뛰어났다. 그리고 황희찬, 쿠냐, 네투 같은 공격수들도 전방에서 공을 지켜주고 슈팅을 만들고, 드리블을 통해 수비진을 뚫어내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황(Hwang)'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황희찬은 10월 말 울버햄튼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당시 황희찬은 리그 6호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단일 시즌 PL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구단 사상 최초로 홈에서 6경기 연속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동시에 개막 후 초반 10경기에서 6골을 넣은 건 역시 50년 만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선수로서 이러한 기록을 세워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내 골들은 팀워크에서 비롯됐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실제로 페널티킥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동료들은 계속 믿음을 보냈고, 난 이에 부응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황희찬은 시즌 초반 좋은 활약에 힘입어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시장가치가 상승했다. 현재 황희찬의 몸값은 기존 1,200만 유로(약 171억 원)에서 1,800만 유로(약 256억 원)로 600만 유로(약 85억 원)가 상승했다.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8년 6월 처음으로 1,000만 유로(약 142억 원)를 기록했던 황희찬은 이후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1,500만 유로(약 214억 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조금 떨어졌지만 이번에 다시 올랐다. 여기에 재계약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앞서 영국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중순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새 계약을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황희찬의 기존 계약은 2026년 여름에 만료된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팀 내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고, 울버햄튼 측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계약 연장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잔류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황희찬은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고 있다. 조건만 맞으면 재계약이 성사될 것이다. 황희찬은 2021년 여름 울버햄튼에 임대로 합류했고 다음해 1월 완전 이적했다"고 덧붙였다.
황희찬과 울버햄튼은 지난 주말 노팅엄전을 끝으로 일주일간의 정비기를 보내고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맞붙을 예정인 울버햄튼은 연말까지 웨스트햄, 첼시, 브렌트포드, 에버턴과 3~4일 간격으로 빡빡한 일정을 갖는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