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언제쯤 기준금리 내릴 수 있을까?
한국은행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고민 덜어
전문가들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 시작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가 최정점이나 정점 부근"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내년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시장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징되는 현 긴축 사이클의 종료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한국은행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리고 이창용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00%포인트(p). 한국이 연 3.5%, 미국이 5.25~5.50%다.
사상 초유의 기준금리 격차에 국내외에서는 원화 가치 추락과 외국인 투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물론 2%p 금리 격차에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한은으로서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현재 관심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 점도표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했다. 현재 금리(5.25∼5.50%) 대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1분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3월 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80.8%, 동결할 가능성을 19.2%로 보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딜레마 상황 속에서 고민만 거듭해왔다.
경기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 금융시장 불안 요소가 여전했다. 기준금리를 낮춰야 할 요인이다. 하지만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예상 경로를 벗어난 물가 상승 등 금리 인상 또는 동결 요인도 상존했다.
한은은 일단 미국의 기준금리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면 한은 입장에서 인상 압박 요인을 하나 덜 수 있다. 하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지고 유가·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등으로 물가가 급등할 경우 추가 인상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저(이창용 총재)를 뺀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이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라며 금통위원 과반이 0.25%p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상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에 미국 금융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미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증시 마감 무렵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18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8월 8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44%로, 하루 전 대비 29bp나 급락했다.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 4일의 고점 기록(장중가 기준 3만6934.84)을 약 2년 만에 경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37%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약 2년 만에 4700선을 회복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38% 상승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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