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팔 민간인 피해 우려에 M16 소총 이스라엘 판매 지연”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M16 소총 2만정 이상을 판매하는 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13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악시오스는 이날 이스라엘에 공급한 총기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극단적인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하는 용도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M16 판매 허가에 시간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곧바로 가자지구 경계와 레바논·시리아 국경 인근에 사는 이스라엘 주민들이 초동 대응용으로 사용할 소총 수출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서안지구의 과격한 이스라엘 정착민에게 소총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또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이스라엘로부터 M16을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민에게 전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수출을 승인했지만, 최근까지 관련 절차를 늦추고 추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자행하는 폭력 행위를 단속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안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미국의 딜레마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 초기였던 지난 10월 레바논을 공격할 당시 사용했던 백린탄이 미국 제품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국제법상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 자국산 백린탄이 전쟁에 활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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