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자랑스럽다" 황인범 최고 평점 8.8점, 맨시티 뚫고 챔스 데뷔골+1도움 폭발...팀은 2-3 패 '조별리그 탈락'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맨체스터 시티와 홈 경기는 우리의 챔피언스리그 여정을 요약하기에 충분했다. 맨체스터 시티처럼 강한 팀을 상대로 압박한다는 건 정말 어렵다. 우린 후반에 많은 기회를 가져왔다. 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팬들은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봤다. 팬들이 우릴 이해해주는 것만 같았다." (즈베즈다 감독)
황인범이 '별들의 전쟁'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골망을 뒤흔들었고,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14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G조 6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2-3으로 졌다.
즈베즈다는 홈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을 가져오려고 했지만 패배하며 G조 조별리그 1무 5패(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16강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하지 못했고, 맨체스터 시티는 조별리그 1차전부터 최종전까지 모든 경기를 싹쓸이하며 6경기 전승 G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
황인범은 올해 여름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즈베즈다에 합류했다. 맨체스터 시티전 선발로 조별리그 6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즈베즈다 입단 당시 "손흥민, 황희찬에게 맨체스터 시티전을 물었는데 90분 동안 쉬지 않고 뛸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하더라.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90분 내내 수비만 할 수 없다. 모든 팀을 상대로 공격을 해야 한다. 그게 맨체스터 시티든, 라이프치히든, 누구든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난 개처럼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날 선발 출전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UCL 조별리그 6경기 모두 선발 출전을 기록하게 됐다. 황인범은 이날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는 즈베즈다 입단 당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이)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90분 내내 수비만 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를 상대로 공격을 펼쳐야 한다. 맨시티든, 라이프치히든, 누구든 득점을 해야 승리할 수 있다. 나는 개처럼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포부를 전한 바 있다.
즈베즈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차이가 있었기에, 홈이지만 파이브백을 꺼냈다. 올해 여름 합류한 황인범은 선발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여기에 은디아예, 부카리, 미야일로비치, 캉가, 올라인카, 드라고비치, 스파히치, 지가, 네델코비치, 클레이저가 베스트 멤버로 선발 출전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기에 힘을 빼고 즈베즈다 원정길에 올랐다. 대부분 주전급 선수들이 휴식했고 보브, 그릴리쉬, 누네스, 해밀턴, 코바시치, 필립스, 고메스, 아칸지, 스톤스, 루이스, 오르테가가 선발로 즈베즈다를 상대했다.
황인범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허리에서 위협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 15분 경, 즈베즈다가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자 볼을 잡고 주변 동료를 탐색했다. 황인범은 날카로운 패스로 부카리에게 패스했다. 부카리는 황인범이 전달한 볼을 잡고 중앙으로 드리블,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맨체스터 시티 수비망에 걸렸다.
황인범은 또 한 번 날카로운 패스로 맨체스터 시티 배후 공간을 타격했다. 허리에서 볼을 끊어내고 롱패스로 역습 전환의 시발점이 됐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오르테가 골키퍼가 빠르게 나와 걷어내 즈베즈다 슈팅 기회가 무산됐다.
황인범이 번뜩이는 활약을 했지만 선제골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전반 19분 헤밀턴이 누네스가 내준 볼을 측면에서 잡았다. 수비 두 명을 앞에 두고 유려한 드리블로 즈베즈다 수비를 흔들었다. 이어진 슈팅으로 즈베즈다 수비 방어막을 뚫어냈다.
즈베즈다는 실점 이후 만회골에 총력을 다했다. 맨체스터 시티 압박을 이겨내며 부드러운 패스 전환을 시도했고 네델코비치에게 기회가 왔다. 네델코비치는 위협적인 왼발 슈팅으로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조준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맨체스터 시티는 전반 33분 누네스가 또 한 번 번뜩였다. 코바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볼을 누네스가 마무리했는데 골망을 벗어났다. 하지만 원정길에서 한 골 리드를 가져가면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즈베즈다는 후반전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동점골을 노리며 맨체스터 시티를 긴장하게 했다. 은디아예가 크로스를 오른발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하며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노렸는데 오르테가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즈베즈다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스카 밥이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즈베즈다 수비를 흔들며 빈 틈을 만들었고 침착한 왼발 슈팅까지 가져가면서 팀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즈베즈다는 만회골에 총력을 다했다. 후반 중반을 넘긴 시점에 황인범에게 기회가 왔다. 황인범은 후반 31분 허리에서 볼을 끊어낸 볼이 자신에게 오자 침착하게 볼 컨트롤을 했다. 전반부터 좋은 호흡을 했던 부카리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다. 부카리는 황인범이 다음 동작을 가져가자 리턴 패스를 내줬다. 맨체스터 시티 골문 앞에 다다른 황인범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별들의 전쟁'에서 그토록 바라던 득점이었다. 황인범은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골망을 뒤흔들며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에 성공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37분 골 맛을 봤던 누네스를 빼고 베르나르도 실바를 투입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교체 이후 추가골에 성공했다. 헤밀턴이 즈베즈다 박스 안을 파고 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페널티 킥이 선정됐다. 즈베즈다 지카가 헤밀턴 유니폼을 잡아 끌자 파울이 선언됐다. 페널티 스폿 위에선 필립스가 즈베즈다 골망을 흔들며 환호했다.
황인범은 후반 42분 프리킥에서 날카로운 궤적으로 패스길을 봤다. 즈베즈다 공격진은 황인범 패스를 받아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조준했지만 빗나갔다. 하지만 득점이 됐더라도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90분 동안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던 황인범이 1도움을 적립했다. 황인범은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에서 카타이 머리에 정확한 패스를 배달했다. 카타이는 헤더로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뚫어내며 즈베즈다 추격에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즈베즈다에게 시간이 부족했고 1골 차이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입단 인터뷰에서 "개처럼 뛰겠다"던 황인범은 조별리그 6경기 동안 온 힘을 짜내 그라운드를 누볐다. 유럽축구연맹(UEFA) 데이터에 따르면 조별리그 6경기 동안 72.6km를 뛰었다. 한 경기 평균 12km가 넘는 활동량을 보였는데 현재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뛴 선수들 중 7번째로 많은 활동량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전 개별 스탯도 좋았다. 황인범은 맨체스터 시티전 90분 풀타임을 뛰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축구통계업체 '풋몹' 등에 따르면, 황인범은 이날 볼 터치 볼 터치 48회, 패스 성공률 80%, 키 패스 5회, 결정적 기회 창조 1회, 경합 6회(3회 성공), 피파울 1회, 가로채기 1회, 태클 2회 등을 기록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포함한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이었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은 황인범에게 평점 8.8점을 매겼고,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는 황인범에게 평점 8.4점이었다. 즈베즈다 선수단 대부분이 평점 6점대에 머물렀는데 황인범만 최고였다는 점을 짚어보면 팀 내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포함해 올시즌 스탯은 어떨까. 황인범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라지코 마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18라운드 믈라도스트 루카니전 출전해 득점했다.
즈베즈다는 황인범 맹활약에 3-1로 이겼고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황인범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한 골 리드를 가져가던 후반 42분 미야토비치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뛰어들었다. 황인범은 엄청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 방어막까지 뚫어냈다. 볼은 골대를 맞고 골망에 빨려 들어갔다.
이날에도 평점 8.3점을 받으면서 즈베즈다 주전급 선수라는 걸 입증했다. 당시 즈베즈다는 황인범 맹활약에 구단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2017년 4월 30일 겔로르 캉가전을 시작으로 무려 142경기 동안 홈에서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다. 무려 6년 5개월 동안 홈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110승 12무 339득점 54실점이다.
황인범은 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당시에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즈베즈다에 입단한 이후 늦게 데뷔골을 넣어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팀에 승점 3점을 안길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마침내 골을 넣었다. 늘 응원해주고 있는 즈베즈다 팬들에게 감사하다. 이제부터 시작이길 바란다"라며 벅찬 소감을 남겼다.
즈베즈다 원정길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땠을까.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경기는 치열했고, 육체적으로 많은 접촉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룬 것과 팀의 경기력에 만족한다. 때로는 이런 경기들이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는 정반대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는 건 중요하다. 오늘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 뛰었다. 즈베즈다는 맨투맨을 압박을 했고, 공격적이고 앞에서 매우 빠른 팀이었다. 이번 경기는 현대 축구에 걸맞은 경기였다. 관중들도 엄청났다. 즈베즈다는 경기장 안팎에서 압박을 잘 하는 팀이다. 즈베즈다 팬들이 축구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즈베즈다 바라크 바하르 감독도 맨체스터 시티전이 끝나고 난 이후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홈 경기는 우리의 챔피언스리그 여정을 요약하기에 충분했다. 맨체스터 시티처럼 강한 팀을 상대로 압박한다는 건 정말 어렵다. 우린 후반에 많은 기회를 가져왔다. 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팬들은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봤다. 팬들이 우릴 이해해주는 것만 같았다"라고 답했다.
한편 황인범은 올해 여름 체코 팀으로 적을 옮겼다.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에서 지난 시즌까지 뛰었고 이번 시즌 이적을 결심했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올림피아코스와 황인범 사이에 계약을 두고 마찰이 있어 밀고 당기는 협상이 계속됐다.
인터밀란, 나폴리 등 다양한 팀이 연결됐지만 올림피아코스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적 시장 끝자락에 결정된 팀은 즈베즈다 츠르베나. 유럽5대리그(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아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팀이다.
9월 유럽에서 열렸던 대표팀 일정을 끝내고 즈베즈다 츠르베나 입단식이 진행됐다. 15일(한국시간) 공식 석상에서 유니폼을 들며 모든 이적 과정을 끝냈고, 등 번호 66번을 배정 받았다.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3억 원)로 구단 역대 최고액이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스리그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언론 앞에서는 조금 긴장이 된다. 환상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 흥분된다. 어젯밤에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는데 앞으로 이 도시를 좋아할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이곳에 온 이유다. 선수라면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뛰고 싶어한다"라고 말한 이후 챔피언스리그 빅이어를 만졌다.
즈베즈다는 1990-91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빅이어를 들어 올린 팀이었다.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이곳에 온 큰 이유 중 하나다. 우리 모두 세계 최고의 클럽 대회에서 뛰고 싶어 한다. 내 동료들과 함께 즈베즈다에서 뛰며 팬들에게 날 소개할 준비가 됐다. 챔피언스리그에는 쉬운 조가 없다. 우리는 좋은 팀을 구성했고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유럽 빅클럽들과 경기를 하게 되어 기쁘다. 누구도 두렵지 않다. 우리 조에 어떤 팀이라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던 황인범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입단 기자회견에서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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