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외친 그 빙판서 동네 후배들 ‘금빛 담금질’

장필수 2023. 12. 1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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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손잡이를 잡고 하우스(원형 표적)로 살포시 밀어낸 스톤이 상대편 스톤을 밀어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브룸(컬링용 빗자루)을 들고 시트(경기장)를 오가던 학생들도 덩달아 신이 나 하이파이브를 날렸다.

평창겨울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컬링 체험장으로 인기몰이 중인 강릉 컬링센터는 오는 25일 문을 닫고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다.

여러 국내 대회에 출전해온 대표팀에게 강릉 컬링센터는 익숙하지만, 당일 경기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빙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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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시아 최초 겨울청소년올림픽 열리는 강릉
학생들이 12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컬링을 체험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야, 가자 가자! 나이스!”

노란 손잡이를 잡고 하우스(원형 표적)로 살포시 밀어낸 스톤이 상대편 스톤을 밀어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브룸(컬링용 빗자루)을 들고 시트(경기장)를 오가던 학생들도 덩달아 신이 나 하이파이브를 날렸다.

평창겨울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컬링 체험장으로 인기몰이 중인 강릉 컬링센터는 오는 25일 문을 닫고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다. 내년 1월 강릉 겨울청소년올림픽 개최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맞게 시트를 기존 5개에서 4개로 줄이는 등 정빙 작업에 돌입한다. 내년 1월17일까지 최종 점검을 마친 컬링센터에서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는 5년 전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팀 킴(TEAM KIM)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강릉에서 금메달 목에 걸겠다”

강릉 겨울청소년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이소원 선수.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4인조 믹스드 컬링(Mixed Curling·남녀 각 2명이 혼합해 치르는 경기)에 출전하는 ‘팀 의성’ 청소년 국가대표 4인방(의성고 2학년 김대현·권준이, 의성여고 1학년 이소원·장유빈)은 ‘어게인 평창’의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마지막 한 달간 담금질에 돌입한다.

12일 학교 기말고사를 끝내자마자 의성에서 강릉으로 한걸음에 올라온 장유빈과 이소원은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팀 킴의 활약을 보고 컬링 선수의 꿈을 키운 이들이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상황에서도 ‘팀 의성’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무패로 출전권을 따냈다. 장유빈은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부담되고 떨리지만, 가진 기량을 다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선배님들이 강릉에서 값진 은메달을 얻은 만큼 이번에는 같은 링크장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릉 겨울청소년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장유빈(왼쪽), 이소원(오른쪽) 선수.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여러 국내 대회에 출전해온 대표팀에게 강릉 컬링센터는 익숙하지만, 당일 경기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빙질이다. 컬링은 빙상, 슬라이드 종목과는 다르게 빙질의 온도, 마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표면에 얼음 입자(페블)를 만드는 작업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컬링센터에 한해 국외에서 아이스 메이커를 초빙해 성인 올림픽에 준하는 기준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금메달 경쟁자로 캐나다와 일본 대표팀을 꼽은 이소원은 “세계적인 대회라 부담스럽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이랑 같이 경기할 수 있어 기대된다”며 “컬링이 어떤 종목인지 확실하게 알려드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차게 말했다.

평창 노하우로 최적의 환경 조성

강릉 아이스하키센터 전경.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열리는 겨울청소년올림픽이지만, 조직위는 평창겨울올림픽을 치르며 습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강릉 아이스하키센터 아이스 메이커들은 올림픽 정식 종목인 5대 5에 맞춰진 하키경기장을 겨울청소년올림픽에만 있는 3대 3 경기장으로 전환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3대 3 경기장은 기존 경기장의 절반만을 사용하는 등 규격이 달라, 기존 4㎝ 두께 얼음에 2㎝ 더 올려 라인을 새로 그려야 한다.

겨울청소년올림픽 총괄 아이스메이커인 정명수 관리소장은 “3대 3 경기를 먼저 진행한 다음 5대 5 경기를 진행해야 하기에 16시간 안에 두께를 올린 얼음을 다시 깎아 내는 전환 연습을 하고 있다. 전환 작업은 국내에서 최초로 이뤄지는 작업이라 여러 번 연습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릉 오발(OVAL) 전경.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개막식을 포함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으로 쓰이는 강릉 오발(OVAL)은 내년 1월2일부터 12일까지 스피드스케이팅 트랙을 따라 얼음을 올리는 작업에 착수한다. 평창겨울올림픽 이후 영화 촬영장 등으로 사용해온 오발은 올해 3월 제빙 테스트를 마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이준구 대회운영본부 빙상베뉴팀 매니저는 “실제 트랙을 달린 선수들이 태릉 선수촌 경기장과 비교해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강릉/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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