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타 본 지가 언제더라…터미널 줄줄이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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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도 시외버스 터미널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 인구가 감소하고, 대체 광역교통수단 확대 등에 따른 시외·고속버스 이용객 감소로 경영난이 심각해진 탓이다.
이 터미널들은 그동안 수도권과 전국 각지를 잇는 중장거리 교통의 거점시설이었지만, 고속철도와 항공기 등이 수요를 대체하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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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올해 폐업 4번째…지방은 더 심각
수도권에서도 시외버스 터미널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 인구가 감소하고, 대체 광역교통수단 확대 등에 따른 시외·고속버스 이용객 감소로 경영난이 심각해진 탓이다.
경기 평택시는 13일 지산동 송탄터미널(1989년 개장)이 이달 31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서울·경기권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버스터미널 3곳이 이미 문을 닫았다. 송탄터미널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전국 19개 노선을 하루 평균 1200여명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이용객 수가 하루 평균 100여명으로 줄었다. 이용객이 감소하고, 예약 앱과 무인발권기 활성화, 광역버스 노선 신설과 지하철 개통 등 대체 광역교통의 다양화로 적자가 이어지자 사업자인 대원고속은 결국 지난달 말 폐업을 신청했다.
버스터미널은 승차권 판매 수수료와 터미널 내 상가 임대료가 주 수입원인데, 승객 등 유동인구가 줄면서 상가 임대료 수입도 급감해 적자에 시달려왔다. 평택시는 송탄터미널 주변에 시외버스 정류장을 설치하고, 스마트 발권 서비스를 도입해 시민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김현주 시 버스정책팀장은 “터미널이 문을 닫아도 현재 운영 중인 10개 노선을 유지하며, 정류장에 무인발권기도 설치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버스터미널 폐업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앞서 서울 중랑구 상봉터미널(1985년 개장)이 지난달 30일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올해 1월과 5월에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2004년 개장)과 고양 화정터미널(1999년 개장)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이 터미널들은 그동안 수도권과 전국 각지를 잇는 중장거리 교통의 거점시설이었지만, 고속철도와 항공기 등이 수요를 대체하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시외버스 이외의 지역 간 교통수단이 적은 지방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의 버스터미널 수는 2018년 326곳에서 올해 295곳으로 31곳(수도권 4곳 포함)이 줄었다. 이용객 감소와 수익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최근 7년간 여객터미널 이용객은 꾸준히 감소해 연평균 감소율이 5.77%였다. 시내 고속터미널 이용객은 2017년 1억7359만명에서 코로나19 대유행 뒤인 2021년 7900만명으로 떨어졌다가 올해 가까스로 1억명대를 회복했다. 매표 수입금도 2019년 1750억원에서 올해 1220억원으로 30%가량 줄었다.
협회는 내년 상반기 폐업이 확정됐거나 검토 중인 곳만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인구밀도가 낮고 고령화 비율이 높은 인구 소멸 고위험 또는 진입 지역에 있는 152개 버스터미널이 ‘폐업 도미노’에 직면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이 줄폐업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버스·터미널 서비스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회’를 열고 시설 규제 완화와 재산세 감면 등을 논의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터미널 사업자 쪽은 버스와 택시 업계처럼 체계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올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집행한 버스 관련 보조금은 3조2200억원, 택시는 6400억원인데, 터미널 관련 예산은 56억원에 불과했다. 김정훈 터미널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입점 상가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임대 수익 개선을 위해 가상체험 시설이나 창고, 동물병원 등 편익 업종 허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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