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6년만에 한국인 CEO 내정 배경은

남정현 기자 2023. 12.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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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은 6년여 만에 중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이 물러나고 한국인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매각을 진행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4일 임시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문구(58)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무를 신임 대표 사장으로 내정했다.

업계에서는 이 내정자의 선임이 동양생명의 인수·합병(M&A)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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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이문구 CMO 신임 대표 사장으로 내정
테니스장 관련 논란 등 구설 잠재우기부터 나설 듯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동양생명은 6년여 만에 중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이 물러나고 한국인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매각을 진행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4일 임시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문구(58)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무를 신임 대표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내년 2월29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1965년생인 이 내정자는 한양대 교육공학을 졸업한 후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CPC부문장, 영업부문장, FC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임추위는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우수한 사업 추진 능력을 보여 온 이 내정자가 차기 대표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저우궈단 대표는 한국 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최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경영 일선상에서 물러나며 후임자로 한국인이 오는 것을 원했다는 점도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이 내정자의 선임이 동양생명의 인수·합병(M&A)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KDB생명과 ABL생명, MG손보 등은 브랜드 가치와 영업력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융지주와 사모펀드가 인수를 하더라도 대형사 위주의 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중형사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에 시장의 눈길이 더욱 쏠린다. 적정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다면 흥행이 가능한 매물이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 10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위한 실무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 저우궈단 대표의 사임에 최근 장충테니스장 사업 관련 논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만큼, 이문구 내정자는 저우궈단 대표 체제 당시 휩싸인 노사 간 갈등 등의 구설을 잠재우는 일부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9월 동양생명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해 동양생명이 장충테니스장 운영을 위한 비용 대부분을 보전해 주는 등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진이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스포츠시설 운영업체 필드홀딩스로부터 26억7000만원에 취득했다.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었던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상 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헬스케어 관련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큰 돈을 지불, 필드홀딩스를 앞세워 장충테니스장을 낙찰받았다.

이에 동양생명 노조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저우궈단 대표가 그동안 보여 온 무능과 불통의 경영방식 때문에 동양생명이 '비리 온상'이 됐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또 노조는 해당 사안이 검찰에 이첩될 때까지 퇴진 투쟁을 계속하겠다면서 금감원에 조속히 최종 조치를 발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 실적이 개선됐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소형사 매수만으론 지주에서 원하는 비지주 포트폴리오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동양생명같은 중형사는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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