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뉴 왕 남는다' 황희찬 2028년까지 재계약 합의…팀 내 최고 수준 보장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번 시즌 개인 커리어하이를 새로 쓰며 '몰리뉴 스타디움 왕'으로 떠오른 황희찬(27)이 활약을 인정받고 울버햄턴 원더러스에 미래를 맡긴다.
공신력 있는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14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독점 보도를 내고 "울버햄턴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새로운 계약은 2028년 6월까지 유효하며 1년 추가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황희찬의 현재 계약은 2026년 6월에 끝난다.
또 황희찬은 이번 계약으로 연봉이 팀 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다. 스포트랙에 따르면 현재 울버햄턴 원더러스에서 주급이 가장 높은 선수는 9만 파운드를 받는 파블로 사라비아다.
로마노 기자는 이 계약을 "그들의 최고 선수 중 한 명을 대하기 위한 울버햄턴의 큰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라이프치히RB(독일)로 이적했지만 자리잡지 못했고 2021년 임대로 인연을 맺은 울버햄턴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시즌 팀이 치른 16경기 중 13경기에 선발 출전해 8골 2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오르는 동시에 프리미어리그 진출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페드로 네투와 함께 게리 오닐 감독 전술 핵심으로 꼽힌다. 2021-22시즌 기록했던 프리미어리그에서 개인 최다 득점인 5골을 11경기 만에 넘어섰으며 2019-20시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 이후 4년 만에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 올리 왓킨스, 도미닉 솔란케 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레이스는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이 14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10골로 2위, 그리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9골로 3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개막전에서 교체로 출전한 황희찬은 2라운드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도 교체로 나서 시즌 1호골을 터뜨렸다.
이후 에버턴전에 이어 다시 교체로 나선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2호골을 터뜨려 새로 부임한 오닐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오닐 감독으로선 황희찬이 터뜨린 두 골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지난 9월 16일 황희찬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시즌 3호골로 기대에 부응했다.
9월 27일 입스위치 타운과 리그컵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한 황희찬은 10월에 날아올랐다. 입스위치 타운과 리그컵 경기를 시작으로 맨체스터시티, 애스턴빌라, 본머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그리고 셰필드 유나이티드까지 매 경기 공격 포인트와 함께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울버햄턴 구단 역사상 19년 만에 최다 기록이었다.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은 앙리 카마라의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10월 한 달 동안 팀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3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인정받아 울버햄턴 구단이 진행한 이달의 선수 투표에서 전체 득표 중 45%를 얻어 페드로 네투(41%)를 제치고 수상 영예를 안았다. 10월 첫 번째 경기였던 맨체스터시티전에선 결승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를 앞두고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말하는 대신 '코리안 가이(KOREAN GUY)'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1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0라운드에서 득점으로 지난 시즌 최종전부터 시작했던 홈 경기 득점을 6경기로 늘렸는데, 이는 146년 구단 역사상 최초다.
뿐만 아니라 황희찬은 15라운드 번리전에서 득점까지 이번 시즌 8골 중 6골을 홈 경기에서 넣었는데 이번 시즌 홈 경기 득점 기록이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과 같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단 두 골 차이다. 영국 더선은 "황희찬은 몰리뉴를 너무 좋아해서 그곳에서 득점을 멈출 수가 없다. 이번 시즌 홈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7경기 만에 6골을 넣었다. 몰리뉴에서 불타고 있다"고 주목했다.
황희찬은 2021-22시즌 울버햄턴 원더러스에 입단한 뒤 입단 첫해 31경기 5골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엔 32경기 4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8골을 더해 울버햄턴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을 17골로 늘리면서 디오구 조타를 넘어 구단 역대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 기록에선 라울 히메네스가 40골로 가장 많고 스티븐 플레처가 22골로 2위, 후벵 네베스와 케빈 도일이 각각 21골과 18골로 뒤를 잇는다. 황희찬이 한 골만 더한다면 도일을 따라잡는다.
황희찬의 높아진 득점력은 골 결정력에 기반한다. 지난 12일 영국 매체 풋볼 365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대 득점(xG) 값에 더 많은 골을 넣은 순위에서 황희찬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손흥민. 기대 득점 값은 4골이지만 4골을 더 넣었다.
영국 데일리미러는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최고 스타들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이번 시즌 몇몇 거물급 선수들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황희찬이 넣은 8골은 다르윈 누녜스(리버풀)의 2배이며, 라힘 스털링(첼시0보다 3골이 많다. 또 잘츠부르크 시절 동료인 엘링 홀란드보다 6골 적은데, 두 선수 모두 홈 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활약에 울버햄턴은 재계약을 추진했다. 영국 디애슬래틱은 지난달 19일 "울버햄턴이 황희찬 측과 재계약을 협상하고 있으며,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황희찬 역시 오닐 감독 체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건만 괜찮다면 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황희찬 경기력에 대한 보상으로 개선된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오닐 감독 역시 14라운드 풀럼과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희찬과 재계약은) 희망적"이라며 "다만 구단은 확실히 황희찬과 협상 중이고, 나는 황희찬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협상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바랐다.
또 "황희찬은 내가 이 팀에 온 이래로 나에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고, 내가 요구한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황희찬의 골이 좋았던 것은 맞지만, 황희찬이 포지션에 있는 방식과 워크에식, 그리고 무언가를 요구받았을 때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띄고 투지와 결단력을 보이는 것이 더 좋았다"고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당연히 황희찬은 팀에 중요한 선수다. 우린 황희찬의 계약 기간을 현재보다 늘리기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즌 활약으로 황희찬은 지난달 말 BBC와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거는 내 꿈이었다. 한국에 엄청난 프리미어리그 출신들이 많았다. 내가 아직도 프리미어리그에 뛰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매 경기 책임감을 다해 뛰고,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모든 골은 팀 워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한다. 게리 오닐 감독님도 놀랍다. 우리 팀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 오닐 감독님은 상대 팀이 우리에게 압박을 걸 때,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가 오닐 감독님 전술을 따르는 이유"라고 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목표는 홀란을 따라잡는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시절 홀란드와 함께 오스트리아 리그를 평정하고 유럽 대항전까지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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