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REVIEW] '이강인 4경기 연속 선발' PSG, 도르트문트와 1-1…죽음의 조 간신히 통과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경우의 수 끝에 간신히 16강에 진출했다.
PSG(파리생제르맹)는 14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6라운드 최종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1-1로 비겼다.
이날 전까지 PSG는 2승 1무 2패로 F조 2위였다. 1위는 도르트문트. PSG전 결과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었다.
PSG 마음은 급했다. 도르트문트를 이기면 조 1위로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비기거나 진다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같은 시간 열리는 3위 뉴캐슬 유나이티드, 4위 AC 밀란 경기 결과가 중요했다. 도르트문트를 이기지 못하면 자력으로 PSG가 16강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
결과론적으론 AC 밀란이 PSG를 도와줬다. AC 밀란은 같은 시간 열린 뉴캐슬과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조 최하위 AC 밀란의 승리로 PSG는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강인은 또 선발 출전했다. 4경기 연속이다. 이강인은 PSG의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 등과 공격을 이끌었다. 교체되기 전까지 68분을 뛰었다. PSG는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고, 뤼카 에르난데스, 마르키뉴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이강인이 워렌 자이르 에메리, 비티냐와 함께 중원을 형성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도르트문트도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그레고어 코벨이 골문을 지켰고, 마리우스 볼프, 니클라스 쥘레, 마츠 훔멜스, 라미 벤세바이니가 백4를 맞췄다. 율리안 브란트, 살리흐 외즈잔, 마르코 로이스가 중원을 지켰다. 제이미 바이노 기튼스, 니클라스 퓔크루크, 카림 아데예미가 스리톱으로 나왔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PSG가 유리했다. 그렇지만 경기는 박빙으로 흘러갔다. 전반은 양 팀이 소득 없이 0-0으로 끝났다. 볼 점유율은 51%-49%로 팽팽했다. 유효슈팅수도 2-3으로 비슷했다.
PSG는 경기 시작 후 11분 비티냐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5분 뒤엔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발만 갖다 되며 골을 노렸다. 공은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다. 이강인은 얼굴을 감싸쥐며 아쉬워했다.
전반 17분 음바페가 다 잡은 골 기회를 놓쳤다. 골키퍼까지 제쳐서 골문 앞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 음바페가 슛을 했다. 당연히 골이 예상됐다. 그때 도르트문트 수비수가 갑자기 다이빙을 하며 온몸으로 음바페의 슛을 막아냈다. 7분 뒤에도 기회가 있었다. 음바페의 킬패스를 랑달 콜로 무아니가 받았다. 콜로 무아니는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너무 바깥발로 차는 바람에 공은 어이 없게 골문 오른쪽으로 흘러갔다.
후반 4분 이강인이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중거리 정면 지역에서 그대로 슛을 때렸다. 공은 수비수 맞고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PSG가 계속 몰아치는데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도르트문트가 허를 찔렀다.
PSG의 수비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후반 6분 수비 진영에서 하키미가 마르퀴뇨스에게 리턴 패스를 하다 실수했다. 도르트문트의 전방위 압박이 성공했다. 공을 뺏어낸 도르트문트는 카림 아예데미 마침표를 찍었다.
분위기가 급격히 도르트문트 쪽으로 넘어간 상황. PSG를 살린 건 2006년생 워렌 자이르-에메리였다. 선제골을 내준 뒤 5분 후 자이르-에메리가 동점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을 음바페가 돌파하며 도르트문트 수비를 무너트렸다. 이후 올린 크로스를 자이르-에메리가 마무리했다. 자이르-에메리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다. 이전까지는 도움 3개만 있었다.
후반 31분. PSG 선수들이 포효했다. 하키미의 스루패스를 받은 골문으로 침투하던 음바페가 받았다. 음바페는 역전골을 만들었다. 2-1이 되는 순간. 하지만 VAR(비디오판독) 결과 골은 취소됐다. 음바페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것. 스코어는 1-1로 정정됐다.
경기 도중 AC 밀란이 뉴캐슬을 이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코칭스태프는 이를 선수들에게 알렸다. PSG는 경기 템포를 늦췄다. 무승부로만 끝나도 좋은 상황. 굳이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1-1. PSG가 조 2위로 다음 라운드에 가는 순간이었다. 죽음의 조라 불렸던 F조 1위는 도르트문트, 2위는 PSG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AC 밀란은 3위, 뉴캐슬은 4위로 떨어졌다.
최근 PSG 분위기는 좋았다. 최근 4승 1무로 상승세를 탔다. 그 중심에 이강인이 있었다. 이강인은 도르트문트전 포함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이중 3경기가 풀타임이었다. 이날 전까지 이번 시즌 컵 대회 포함 757분을 뛰었는데 12경기에 출전해 9번 선발과 3번 교체로 출전했다.
교체 3번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였다. 챔피언스리그에서 교체로 출전해도 알토란 활약을 보였다. AC밀란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19분 만 뛰고도 득점포를 가동해 프로 커리어 첫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맛 봤다. 이후엔 조별리그 5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엔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 리그앙과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뛰더니 출전 시간도 늘어났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도 이강인, 비티냐와 공존 질문에 "다양한 포지션과 잠재력이 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이강인 잠재력을 신뢰했다. 최근엔 이강인이 확실히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도르트문트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프랑스 유력 매체들이 이강인의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을 PSG 스리톱에 오른쪽 윙어로 뛸 거라 예상했다.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무아니와 공격 조합을 이룰 거라 봤다. 예측은 맞았다.
유럽축구연맹도 마찬가지. 공식 홈페이지 프리뷰에서 이강인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여기에서도 킬리앙 음바페, 랑달 콜로-무아니와 전방 스리톱으로 파리 생제르맹 공격을 이끌 것으로 점쳤다. 이유는 우스망 뎀벨레 이탈이다. 우스망 뎀벨레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에서 경고 3장을 받았기에 최종전에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대표팀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한 경기력을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줄 차례였다.
PSG에게 도르트문트와 최종전은 매우 중요했다. 최종전에서 도르트문트를 잡아야 자력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치르는 동안, 조별리그 2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1-4 패, 4차전 AC밀란 원정 1-2 패,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 1-1 무승부에 발목을 잡혔다.
도르트문트는 승점 10점을 확보하며 16강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을 확정했다. PSG는 F조 2위에 있지만 뉴캐슬 유나이티드(3위), AC 밀란(4위)과 승점 2점 차이에 불과하다. 최종전에서 도르트문트를 잡지 못한다면, 복잡한 경우의 수를 고민해야 했다.
최종전에서 도르트문트를 잡는다면 16강 자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PSG는 지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를 2-0으로 제압했다. PSG가 도르트문트를 이기면 승점 10점 동률이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1위가 될 수 있었다.
비기거나 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도르트문트와 비긴다면 AC 밀란이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제압하길 바라야 했다. 도르트문트에 패배한다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AC밀란이 무승부로 끝나야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 결과론적으론 경우의 수로 PSG가 다음 라운드로 가게 됐다. 조 1위가 도르트문트, 2위가 PSG다. AC 밀란이 3위, 뉴캐슬이 4위로 떨어졌다.
PSG는 한숨을 돌렸다. 엔리케 PSG 감독은 이날 전까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에서 2패를 기록했다. 원정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좋은 확률은 아니었다. PSG는 2011년 카타르 자본에 인수된 후 늘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인은 PSG 이적 첫 시즌부터 높은 곳에서 누빌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발렌시아 유스 팀에 입단한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유럽 축구를 익혔다. 또래와 달리 월반을 거듭하며 빛나는 재능으로 평가됐다. 발렌시아 주 대표와 1군 무대를 밟았지만 만족할 만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했고 마요르카로 떠났다.
마요르카 이적 이후 두 번째 시즌에 펄펄 날았다. 단점을 보완하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넘어 유럽이 주목하는 재능으로 발돋움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연결됐지만 올해 여름 선택지는 파리 생제르맹이었다.
PSG는 마요르카에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0억 원)를 지불했다. 이강인에게 있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며 영입을 확정했다. 이강인은 등 번호 19번에 2028년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PSG 이적 후 이강인은 "난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다. PSG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 구단 첫 한국인 영입이라고 알고 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뛰겠다"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프리시즌에 몸을 만들고 첫 경기에 뛰었다. 하지만 르 아브르전에서 전반전 스프린트를 하던 중 근육이 올라와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프리시즌 일정에서 전북 현대와 마지막 경기엔 뛰었지만 완벽한 몸은 아니었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가 2023-24시즌 데뷔전에 초점을 맞췄다. 데뷔전에 선발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는데 3라운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 근육이 말썽이었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10월 대표팀을 차례로 뛰면서 컨디션을 올렸고 파리 생제르맹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팀 사정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오가고 있다. 지난 10일 낭트와 경기에선 우스만 뎀벨레를 대신해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하키미 카를로스 솔레르 등과 호흡을 맞췄고 특히 최전방 공격수인 킬리안 음바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여러 차례 성공시켜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도 이강인은 큰 기대를 모았다. 선발 출전은 일찍이 예견됐다. 뎀벨레는 지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지난 조별리그 4차전에서 경고로 조별리그 경고가 3개로 누적되어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공격에서 이강인의 존재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도 뎀벨레를 대신할 이강인에게 기대를 걸었다. ‘ESPN’은 "엔리케는 도르트문트전에서 뎀벨레를 대신해 오른쪽 측면에서 뛰게 될 이강인과 대화를 누렸다. PSG 빌드업이 이강인과 아슈라프 하키미의 호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뎀벨레의 출장 정지는 큰 타격이다. 많은 패스가 뎀벨레를 통과하며 뎀벨레를 주요 플레이메이커로 만든다. 낭트와 경기에서 경기 시작 25분 여를 남겨두고 뎀벨레가 투입됐을 때 그것을 봤다. 그 전엔 모든 PSG 공격 속도와 리듬이 훨씬 느렸다. 이강인은 뎀벨레와 다른 유형 선수다. 같은 속도를 갖고 있지 않지만 드리블 정확성과 기술적 능력으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이 갖고 있는 멀티 포지션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우리가 여러 위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안쪽에서 '가짜 9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윙으로도 뛸 수 있다. 마지막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있다"며 "이강인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치켜세웠다.
이강인을 향한 일부 비판 목소리도 들어갈 전망이다. 하루 전인 13일 프랑스 축구 해설가 축구 해설가 및 분석가로 활동 중인 피에르 메네스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난 항상 이강인이 가볍다고 생각했다. 이강인이 2~3개의 아름다운 골을 넣었지만 여전히 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이강인은 개성이 없다. 측면 드리블을 많이하고 전진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 브레스투아전에서 킬리앙 음바페에게 멋진 패스를 전달했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PSG가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원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메네스는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 방송국 '카날 플러스' 등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관련 발언에 파리 생제르맹 소식을 알리는 '플래닛 PSG'가 "프랑스 축구 해설가이자 분석가 메네스가 이강인의 영입과 경기 질문에 '과대평가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강인 자질을 의심했고 회의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프랑스 내에서도 이 같은 의견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올 시즌 이강인이 뛴 경기와 나오지 않은 경기에서 PSG의 공격력은 차이가 컸다. 무엇보다 이강인이 나온 경기에서 PSG는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사흘 전 열린 낭트와 경기서 활약하며 주전 굳히기에 나섰다. 당시 PSG는 낭트를 2-1로 이겼다. 11승 3무 1패로 승점 36점이 된 PSG는 리그앙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최근 리그앙 8연승이다. 2위 AS 모나코와 격차를 승점 6점 차로 벌렸다. 이강인은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또 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주전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이날 PSG는 4-3-3 포메이션을 꺼넸다. 스리톱에 킬리안 음바페, 이강인,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세웠다. 중원엔 비티냐, 마누엘 우가르테, 카를로스 솔레르로 구성했다. 포백은 뤼카 에르난데스, 다닐루 페레이라,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로 꾸렸다. 주전 골키퍼 장갑은 아르나우 테나스가 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음바페가 날카롭게 움직였다. 음바페는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낭트 수비진 사이를 파고들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분위기를 PSG 쪽으로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전반 15분엔 이강인과 음바페의 합작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강인이 음바페를 향해 정확한 롱 패스를 보냈고, 공을 잡은 음바페는 중앙으로 침투 후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공은 낭트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2분 뒤 이강인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볼을 빼내려던 상대 정강이에 얼굴을 맞았다. 심판은 반칙을 선언했다. 이강인은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아니었다.
이후 화려한 트리블로 낭트 수비를 흔들었따. 전반 19분에도 개인기로 상대 반칙을 유도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PSG의 선제골은 전반 41분 나왔다. 주인공은 바르콜라.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개인기로 수비수 1명을 제쳤다. 이후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후반 9분엔 이강인에게 득점 기회가 왔다. 왼쪽에서 바르콜라가 돌파에 성공한 뒤 건넨 패스가 음바페를 지나 이강인에게 향했다. 이강인은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낭트 수비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PSG의 추가골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낭트에게 유효슈팅을 허용하며 긴장감이 흘렀다. 후반 11분엔 실점을 허용했다. 낭트의 모스타파 모하메드가 플로랑 몰레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트렸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후반 22분 우스만 뎀벨레를 투입하며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중앙으로 위치를 옮긴 이강인도 계속해서 낭트 수비를 위협했다.
후반 36분 기다리던 PSG의 역전골이 나왔다. 프리킥이 시작이었다. 이강인이 키커로 나섰다. 왼발로 찬 이강인의 페스를 뤼카가 헤더로 연결했다. 뤼카의 헤더는 골키퍼 맞고 골문 앞에 떨어졌다. 콜로 무아니가 이를 놓치지 않고 집어 넣으며 포효했다. PSG의 2-1 역전. 경기는 더 이상의 득점 없이 끝났다.
이강인은 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주전 굳히기에 나섰다. 최근 프랑스 현지에서 주목한 이강인의 인기도 출전 시간 증가에 한몫했다. 이강인은 PSG 최고 스타라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를 제치고 팀 내 가장 많은 유니폼을 팔고 있다.
이미 현지에서 이강인의 입지는 크게 올라갔다. 프랑스 리그앙은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G의 슈퍼스타는 이강인이다. 이강인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음바페나 우스만 뎀벨레보다 이강인의 유니폼이 더 많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강인의 출전 유무에 PSG 승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지난달 8일 열렸던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대표적이다. 당시 PSG는 AC 밀란에 1-2로 졌다.
이날 전까지만 해도 이강인은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기세를 높이고 있었다. PSG도 이 기간 무패로 적수가 없었다. 공수에서 9골을 넣고 2실점 하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이강인이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한 탓이 컸다. 매경기 90%가 훌쩍 넘는 패스 성공률로 팀 공격을 책임졌다. 음바페가 갖는 공격 부담도 줄여줬다. 하지만 AC 밀란전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선발에서 제외됐다. 대신 비티냐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후반 교체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존재감은 강했다. 후반 44분 때린 왼발 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경기 후 프랑스 현지에선 애초에 이강인을 선발로 썼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비판이 일어났다. 그만큼 최근 이강인은 PSG의 해결사로 활약했다. 지난 여름 PSG 합류 후 빠르게 실력 발휘에 나섰다. 중원에서 실수를 하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완벽한 패스와 경기 조율로 팀 공격을 조립했다. 여기에 득점, 도움까지 올리며 PSG 에이스인 음바페 이상 가는 존재감을 보였다.
상황이 이러자. PSG 출신 선배들도 이강인을 주전으로 고정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PSG 소속 윙어로 활약했던 제롬 로탕은 10일 프랑스 매체 '르10스포르트'를 통해 "이강인을 선발로 내보내야 한다. 그와 주전 경쟁 중인 비티냐와 비교해 보자. 이강인은 비티냐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다. 기술이 좋아 상대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발기술도 훌륭하다. AC 밀란전에 이강인 선발로 나왔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다. 상대가 강하면서 압박을 잘하는 팀이라면 이강인 같은 선수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로탕은 2004-05시즌부터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이강인이 교체로 출전한 최근 AC 밀란전은 불만족스러웠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더 적극적으로 이강인을 쓰길 원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오가며 PSG에서 뛰었던 수비수 디디에 도마도 거들었다. "AC 밀란전에 나온 PSG 미드필더들은 상대 압박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이강인은 다르다. 기술과 배포가 상당하다. 겁이 없다. 상대 압박을 뚫을 수 있다. 중원에서 쓰기 매우 적합한 선수다"고 칭찬했다.
프랑스 현지 유력 매체들과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극찬도 이어졌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이 축구하는 걸 보면 너무 쉽게 느껴진다. 이강인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PSG는 계속해서 승점을 따고 있다. 왼발로 만든 그의 리그앙 데뷔 골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정확한 패스를 뿌렸다. 약점이 없다. 모든 플레이가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작지만 어디서든 뛸 수 있는 선수다. 기량과 성격, 신체능력 모두 완벽에 가깝다. PSG는 지난 여름 아주 훌륭한 선수를 영입했다"고 극찬했다.
PSG는 이강인 효과를 톡톡히 노렸다. 흥행도 대성공이었다. 이강인은 PSG 에이스 음바페를 제치고 팀 내 유니폼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 3일 프랑스 리그앙 14라운드 르아브르와 경기에선 선수단 전원이 한글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 전 PSG는 "이강인이 우리 팀으로 이적한 이후 한국 축구 팬 관심이 높아지는 걸 확인했다. 파르크 데 프랭스 홈 구장과 인터넷을 통해 팬들의 유입이 증가하는 걸 확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도 마찬가지"라며 고무적인 반응이었다.
프랑스 리그앙도 이강인을 주목했다. "숨겨진 슈퍼스타다.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음바페를 추월했다. 파리 시민들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의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고 있다. 한국 축구 팬들은 파리 생제르맹 경기와 이강인을 보기 위해 파리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PSG가 유니폼 등 뒤에 한글을 달고 뛰는 건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강인 효과다. 올 시즌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한 이강인은 그동안의 인기 척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는 물론 파리 현지에서도 이강인을 향한 인기가 절대적이다. 파리 생제르맹의 얼굴 역할을 하던 킬리안 음바페와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우스만 뎀벨레 등을 앞지른다. 이강인의 인기를 본 프랑스 리그앙 공식 홈페이지는 "파리 생제르맹의 언더커버 슈퍼스타는 이강인"이라고 강조하며 "이강인의 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경기장에는 음바페, 뎀벨레보다 이강인의 이름이 더 눈에 띈다"고 전했다.
유니폼 판매에 있어 이강인이 이들을 넘어섰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의 최고 셔츠 판매자인 건 알려졌던 대목이다. 프랑스 언론인 압델라 불마는 "PSG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을 판매한 건 이강인이다. 음바페보다 앞선다"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강인이 유니폼 판매에 있어 의미있는 기록을 남기자 PSG는 한국 마케팅을 택했다. 이강인은 물론 선수단 전원 한글 이름을 달고 뛴다. 한글 폰트도 훈민정음을 택해 한국이 전통미와 세련미를 모두 잡았다.
PSG의 이강인 마케팅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성화에 응답하고자 공식 스토어 중심 자리에 이강인의 유니폼을 배치했고, 올 시즌 세 번째 유니폼을 공개할 당시 이강인을 공식 모델로 내세웠다. 이러한 움직임에 리그앙 사무국도 "유럽인들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겠지만 PSG의 진정한 슈퍼스타는 이강인이다. 이강인 덕분에 PSG의 홈구장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르트문트와 유럽축구연맹 최종전에서도 이강인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중원과 공격의 연결고리 임무를 맡으며 PSG의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다.
지난달 4일엔 몽펠리에 HSC와의 11라운드 홈경기에서 호쾌한 골을 뽑아냈다. 당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10분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가 반응도 하지 못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몽펠리에의 골망을 흔들었다.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진 득점이었다. 우측 풀백 아슈라프 하키미가 측면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문전을 향해 낮게 깔아 크로스를 연결했다. 이를 킬리안 음바페가 뒤로 흘려줬다. 이강인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수비를 끌어들이는 움직임이었다. 이강인도 음바페의 행동을 예상한 듯 놀라지 않고 볼을 잡은 뒤 지체없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몽펠리에전이 끝나고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뛸 때부터 알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봤듯이 정말 대단한 퍼포먼스였다"며 "작지만 어디서든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수비 기여도 훌륭하고 득점도 올렸다. 완벽하다"라고 칭찬했다.
감독의 평가대로 팬들의 마음도 휩쓸었다. 이강인의 프랑스 리그앙 데뷔골은 PSG가 선정한 구단 11월의 골에 선정됐다. PSG 팬들은 이강인의 득점에 59%의 지지를 보냈다. 팬들에게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셈이다. 리그앙 사무국은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3-24시즌 11월 펼쳐진 리그 경기에서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5명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 이강인이 포함됐다.
반면 이강인이 빠진 마요르카는 울상이다. 이강인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마요르카의 리그 마지막 승리는 9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라리가 5라운드 셀타 비고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후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무려 10경기 연속 무승 행진 중이다. 마요르카는 현재 리그 16위에 처져 있다. 강등권 마지노선인 18위에 올라 있는 셀타 비고와 승점 차는 고작 3점이다. 강등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자연스레 이강인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지난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에 입단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화려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킥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모든 대회 39경기에 출전해 6골과 6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요르카는 이강인의 이적을 허락해야 했다. 지난 시즌 도중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의 빅클럽들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마요르카는 이강인 몰래 모든 관심을 차단했다. 이에 이강인은 불만을 드러낸 바가 있었고 올여름 이적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강인의 이적은 마요르카 입장에서 큰 타격이었다. 마요르카는 이번 시즌 리그 15경기에서 고작 13골에 그쳐 있다. 이강인과 좋은 호흡을 선보였던 베다트 무리키 역시 고전 중이다. 무리키는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쳐 있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 공동 4위를 차지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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