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사관학교' 키움, 네 번째 메이저리거 배출 '이적료만 555억'…이제 김혜성의 시간이다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네 명의 선수를 빅리그로 보냈다. 내년에 또 다른 한 명의 선수가 포스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3일(한국시각) "마크 파인산드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1억 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4년 후 옵트아웃 조항이 있는 계약이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타율 0.349 OPS 0.996을 마크했다. 안타, 타점, 타율,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다섯 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그는 생애 첫 MVP까지 수상하며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정후는 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키움 역시 이정후의 도전을 허락했다.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중반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수술을 받아 8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고 105안타 6홈런 45타점 50득점 타율 0.318 OPS 0.861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KBO리그에서의 통산 성적은 840경기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타율 0.340 OPS 0.898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전부터 이정후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부터 스카우트가 찾아와 이정후의 모습을 지켜봤다. 또한 시즌 막판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이정후의 훈련 모습과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타석을 지켜봤다.
그 후 이정후의 포스팅이 공시됐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등이 이정후와 연결됐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예상 계약 금액은 5000만 달러(약 660억 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이를 훨씬 뛰어 넘는 금액으로 이정후와 손을 잡았다.
한미포스팅시스템에 따르면 계약 총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총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2500만~5000만 달러의 경우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가 포스팅 비용이다. 5000만 달러가 넘어갈 경우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17.5%(437만 5000달러), 5000만 달러 초과금액의 15%가 원소속 구단이 받는 금액이다.
이에 따른 이정후의 이적료는 1882만 5000달러(약 248억 원)이다. 4년 후 옵트아웃하지 않고 계약 기간 6년을 모두 채웠을 때 키움이 받는 금액이다.
키움은 예전부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2014시즌이 끝난 뒤 강정호(은퇴), 2015시즌 후 박병호(KT 위즈)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고 각각 피츠버그 파이리츠,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다. 이어 2020시즌 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사인했다. 세 선수의 이적료는 각각 500만 2015달러(약 66억 원), 1285만 달러(약 169억 원), 552만 2000달러(약 72억 원)다. 이어 이정후의 이적료 1882만 5000달러까지 키움이 555억 원을 넘는 금액을 받았다.
네 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키움에서 또 다른 선수가 빅리그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로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해외 무대 도전 의사를 나타냈다.
김혜성은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7시즌 동안 826경기에 출전해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181도루 타율 0.300 OPS 0.753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186안타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 타율 0.335 OPS 0.842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안 세웠다. 계획보다는 실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며 "운동 계획만 세우고 있다. 운동 방법도 바꿔보고 있다. 기존에는 근력 운동과 스피드 위주로 했다면, 지금은 밸런스나 내가 가진 힘을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김하성이 차기 메이저리거로 꼽은 내야수다. 그는 "자신감을 얻기보다는 감사했다. 그런 자리에서 나를 거론해 줄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 감사했다"며 "일단 하성이 형이 한 말을 제가 지켜야 되기 때문에 꼭 잘해서 메이저리그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키움이 2년 연속 메이저리거를 배출할 수 있을까. 유격수로 포지션 변경도 생각하고 있는 김혜성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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