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다 기술로 블랙아이스를 탐지하는 스타트업 - 알고씽[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다]
겨울은 사고의 계절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부고장이 많아지고, 장례식장도 자주 가게된다. 실내생활을 많이 하는 우리 몸도 기온의 하강으로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데, 야외에서 영하의 날씨를 수개월간 견뎌야하는 도로는 오죽할까? 날씨가 추워지면서 도로 표면에 코팅한 것처럼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현상인 ‘블랙아이스’가 돌아왔다. 블랙아이스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로위의 암살자’라고 불린다. 블랙아이스는 맨눈에는 젖은 도로처럼 보이거나 일반도로처럼 보이기 때문에, 식별이 곤란하고 특히 기온이 급강하하는 어두운 밤과 새벽시간에 자주 발생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이나 비가 오지 않더라도, 기온의 강하로 이슬이 맺혀 도로는 순식간에 빙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운전중 갑작스럽게 차가 미끄러지는 경험은 운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상당수가 경험해본 상황이기도 하다. 2016년부터 5년간 도로의 결빙이나 서리로 4천8백여 건의 교통사고가 났고, 치사율은 일반 사고보다 1.5배 높았다. 눈으로는 도저히 예상이 안되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도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44중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하여 안타까운 생명이 희생되었다.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의 연쇄추돌사고는 유튜브 영상으로 공유되며 많은 시민들이 ‘저게 나 일수도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공포에 빠지기도 했다. 블랙아이스 사고 예방법은 현재까지는 결빙 의심구간에서 속도를 절반이하로 낮추는 방법이 유일하다. 눈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오는 핀란드에는 ‘바이살라’라는 기업이 있다. 이들이 개발한 레이저 노면기상센서는 1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도로위의 결빙상황을 0.5mm의 정밀도로 측정하여 알려준다. 바이살라는 환경·기상관측 장비 부문에서 세계 시장 1위를 고수하는 글로벌 기업이며, 시가총액도 1조6천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4천만원에 달해 예산 부담이 너무 컸기에 영동고속도로 일부에 설치된 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매년 겨울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블랙아이스 사고를 더 줄일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알고씽(대표 김은규)은 레이다 기술로 블랙아이스를 탐지하는 스타트업이다. 2019년에 설립된 레이다 기술창업기업 알고씽의 김은규 대표는 2019년 12월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3중 추돌사고로 7명이 사망한 사고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보유한 레이다 기술로 이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마음먹고 블랙아이스 사고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 레이다 기술은 가격이 저렴하고 안테나 설계 및 제작이 간편하여 입체적인 감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쉽다. 알고씽 센서로 구축된 데이터셋은 도로의 거칠기와 유전율 등 물리적인 특성을 정량화하여 표출할 수 있다. 지능형 타이어등 마찰계수를 측정할수 있는 솔루션과 융합하면 실제 물리량인 마찰계수를 일관되게 제공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태양의 자연광 뿐만 아니라 눈, 비등 악천후에도 핀란드의 적외선 레이저보다 유지보수가 편하고 튼튼한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레이다는 물체가 다가오거나 멀어질때 나타나는 도플러 현상을 측정하는데 많이 사용되었고, 때문에 전투기나 위성, 선박 등에 많이 사용되어왔다. 블랙아이스 센서를 도로공사 도로점검 차량에 실어도 탐지 성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한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에 적용하는것도 가능하다.
알고씽은 2020년 과기정통부의 사물인터넷 검증확산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실제 도로에서 2년을 굴렀다. 기상변화로 인한 도로의 변화를 관측해가며 레이다 신호가 어떻게 변하는 지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도로 기상상태를 ‘젖음’, ‘마름’, ‘결빙/적설’로 분류하는 데 성공하였다. 특히 결빙 상태에 대한 검출은 패트병 하나 정도의 물을 도로에 부어 만든 아주 얇은 살얼음도 정확하게 검출하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가장 큰 위험이다. 알고씽의 노면센서가 전 세계에 더 많이 보급되어 어이없이 가족을 잃는 일을 경험하는 일이 줄어들길 바란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
엄정한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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