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릴 시점"…'급 비둘기'로 변한 파월에 애플 최고치 [Fed 워치]
파월 "금리 인하 고려 시점 왔다"…연착륙 기대도 커져
다우지수·애플 사상 최고치…10년물 국채 금리 3%대 초읽기
미국 중앙은행(Fed)이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며 내년에 세 번 이상 금리를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점이 왔다"며 통화 정책 방향 전환 의지를 내비쳤다.
Fed는 또 미국 경제가 잘 버티는 가운데 예상보다 빨리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침체 없이 인플레를 잡을 것이라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자 대장주 애플과 다우지수가 최고치를 찍었고 채권금리는 급락했다.
내년말 기준금리 4.6% 예상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Fed는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말 금리 수준을 연 4.6%로 예상했다. 지난 9월 5.1%로 잡은 전망치에서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로써 내년에 기준금리를 두 번 가량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 세 번 정도 인하할 수 있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Fed는 지난 9월 FOMC때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3.7%로 전망했지만 이번엔 3.2%로 내렸다. 같은 기간 내년 PCE 상승률도 2.6%에서 2.4%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헤드라인 PCE 상승률 전망치도 3.3%에서 2.8%로 0.5%포인트 낮췄다. Fed는 PCE 기준으로 올해 인플레가 2%대로 안착할 것으로 봤다. 헤드라인 PCE는 내년에 2.4%로 둔화한 뒤 2025년에 Fed 목표치(2%)에 근접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적으로 Fed는 기존 예상보다 인플레가 빠르게 완화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강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Fed는 금리 인하 속도를 이전보다 빠르게 하고 경제 전망은 더 낙관적으로 봤다.
파월 "금리 인하 고려 시점"
파월 의장은 이날 FOCM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언제인 지를 고려하는 상황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경기 침체를 피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냐'는 질문에 "경기 침체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 다만 "경제는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한 사상 유례없는 고금리에도 견조한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서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파월 의장은 "1년 전을 살펴보면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성장세는 견조하고 노동시장 수요와 참여율도 높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에서 나타난 수급 왜곡과 병목 현상도 해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일자리 증가세는 여전히 둔화하고 있고 노동시장 참여율도 그렇다"며 노동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전체적으로 인플레는 둔화하고 침체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 둔화에 진전이 있어 기쁘다"면서도 "진전이 충분하다고 보진 않으며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지만 Fed의 목표치 2%를 여전히 훨씬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주가 사상 최고치
Fed가 시장 전망보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나오자 시장은 환호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미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도중인 오후 3시 직후 다우지수는 37,000선을 넘었다. 이후 추가로 더 올라 전날보다 1.40% 오른 사상 최고치인 37,090.24로 마감했다. 애플 주가도 1.67% 오른 197.96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S&P500은 1.37% 상승한 4,707.0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38% 뛴 14,733.96로 끝났다.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자 미 국채금리도 급락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18bp(1bp=0.01%포인트) 떨어지며 연 4.019%(오후 4시 기준)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오후 한 때 연 4.001%를 찍기도 했다.
기준금리 동향을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30bp 가까이 하락하며 연 4.441%로 떨어졌다.
FOMC 직후 금리선물 시장에서 내년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하루 만에 39%대에서 64%대로 뛰어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시장에선 Fed가 내년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FOMC로 인해 금리 인상은 끝나고 금리 인하를 할 때가 왔다는 신호를 받았다"며 "시장은 FOMC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수용하면서 내년 3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인설/뉴욕=박신영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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