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공급망 동맹 넓히자

이호준 2023. 12. 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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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동맹'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가, 정상 간 성명에 이를 명시한 것은 두 나라 모두 처음이다.

국제 외교에서 특정 산업 품목을 바탕으로 나라 간 '동맹(alliance)'을 맺는 것은 드문 일이다.

주요 산업 공급망의 의미를 민간 기업 간 협력 관계를 넘어 국가 간 정식 의제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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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클린룸을 방문,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동맹'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가, 정상 간 성명에 이를 명시한 것은 두 나라 모두 처음이다. 양국은 반도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설, 핵심 품목 공급망 회복력 증진을 위한 정부 간 지식·정보 교류 증진 등을 추진한다.

국제 외교에서 특정 산업 품목을 바탕으로 나라 간 '동맹(alliance)'을 맺는 것은 드문 일이다. 주요 산업 공급망의 의미를 민간 기업 간 협력 관계를 넘어 국가 간 정식 의제로 본 것이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졌다. 일본의 대한국 소재 수출 제한부터 미·중 대립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됐다. 제조업을 보유한 나라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 같은 차원에서 한·네덜란드 간 반도체 동맹은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동맹의 효과를 키우고, 범위를 넓히는 후속 작업이다. 두 나라 기업 간에 실질적인 사업·연구개발 협력이 이뤄지도록 불필요한 규제 프로세스는 단순화해야 한다.

제2, 제3의 글로벌 공급망 동맹 구축도 필요하다. 특정국 의존도가 높으면 리스크 또한 커지기 마련이다. 마침 우리 정부는 같은 날 산업 공급망 전략회의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 제조업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경쟁력 극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공급망 동맹을 넓혀야 한다.

이호준 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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