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된 파월 "금리인하 고민"…美 3대 지수 1%중반 축포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12.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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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완화라는 확실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환호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 7000선을 넘어섰고 3대 지수 모두 1% 이상 뛰어올랐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512.3(1.4%) 오른 37,090.2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63.39포인트(1.37%) 상승한 4,707.0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00.57포인트(1.38%) 올라 지수는 14,733.96에 마감했다.

이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마지막 FOMC(공개시장위원회) 결과 기준금리는 종전과 같은 수준인 5.25~5.50%로 동결하면서 내년에 3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올해 한 차례 더 인상 여지를 밝혔던 계획을 취소하고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동시에 내년 1~2차례로 예상되면 금리인하를 공격적으로 횟수를 늘려잡아 긴축정책 완화의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것이다.

연준은 이날 회의 후 성명에서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는 점을 인정했고, 공식적으로 2024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췄다.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그룹 지나 볼빈 사장은 "연준이 마침내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시장에는 이른 휴가 선물을 줬다"며 "시장이 연준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시장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산타클로스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비둘기' 파월 "금리인하 집중고민…고금리 정상화 과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은 이날 금리인상 캠페인의 종료를 선언하면서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 시기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성명서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긴축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연준이 하이킹(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해 11번의 금리인상 조치로 지난 7월까지 525bp를 높인 긴축 정책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선언한 것이다.

파월은 그러나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를 경계하는 듯 "최근 경제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3분기에 나타난 엄청난 속도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며 "미국 올해 GDP(국내총생산)는 성장률은 연간 2.5% 성장할 것이지만 (인플레와 전쟁에서)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전체에서 주택부문의 활동이 여름 전후로 회복됐다가 다시 연말로 갈수록 평탄화하고 있다"며 "고금리가 기업 투자를 둔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경기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현재 경제가 불황 에 빠졌다고 생각할 근거가 거의 없다"며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는 중앙은행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여전히 절대치가 목표와 비교해 너무 높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길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최고치에서 완화되는 동안 실업률은 우려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파월은 금리인하와 관련해선 "오늘 FOMC에서 고금리 유지의 위험을 덜기 위해 매우 집중해 금리인하 시기를 위원들과 논의했다"며 "긴축완화는 경제 약화에 대한 대응보다는 (고금리 긴축정책의) 정상화 신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사 시기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당초 1~2차례로 여겨졌던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3차례로 공격적으로 제시한 것만으로도 시장에는 긴축완화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국채수익률 급락…10년물 4.028%
연준이 긴축완화 의지를 밝히자 일단 국채시장의 수익률이 대폭 하락했다.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7.8bp 급락한 4.028%를 기록하고 있다. 두 달 만에 금리가 100bp 가량 하락(가격상승)하면서 국채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셈이다. 20년물 금리도 13bp 이상 떨어진 4.34%를, 30년물은 11bp 이상 하락한 4.18%를 나타내고 있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는 27bp 가량 급락해 연간 수익률은 4.46%를 기록했다.

이날 연준이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낮추자 소형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러셀 2000 지수는 3% 가까이 상승했다. 이번 주 러셀 2000 지수는 2020년 12월 24일에 끝난 8주 연속 상승 이후 처음으로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9.7% 상승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연준의 금리인하 방침에 최근 6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 이상 오른 배럴당 69.68달러를, 브렌트유 가격은 1.7% 이상 상승한 74.49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에너지 회사들이 12월 8일로 끝난 주 동안 비축된 원유를 430만 배럴 인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조사에서 발표한 70만 배럴 인출보다 훨씬 큰 수치다. 재고가 급감했다는 소식도 원유가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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