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콘크리트 개발해 탄소 배출량 90% 뚝 [ESG클린리더스]
‘주거환경 실증센터’ 구축해 층간소음 절감 노력
협력사 74곳 ‘우수 파트너사’ 선정해 공동 발전
'탄소감축 씨앗 심기 캠페인' 등 일상 속 환경 운동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탄소 중립’은 건설업계의 새로운 화두다. 정부가 먼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건설사들도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한다. 특히 건설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배출량의 37% 수준이다. 온실가스의 21%는 시멘트 등 자재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다. 건설사가 시공과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자재 생산기술에까지 관심을 두는 이유다.
롯데건설은 올해 벤처기업인 위드엠텍과 손잡고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기존의 최대 90%까지 감축한 것이다. 전체 원료 가운데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5%로 줄였기에 가능한 결과다. 시멘트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기존 콘크리트는 1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0.9톤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롯데건설은 친환경 콘크리트를 건설 현장에서 적극 사용할 계획이다. 친환경 콘크리트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평가를 통과해 K마크를 획득했다.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강도와 내구성도 기존 콘크리트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받은 것이다. 친환경 콘크리트로 아파트 1,000가구를 건축할 경우, 기존 콘크리트를 사용했을 때보다 이산화탄소 6,000톤을 덜 배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나무 4만2,000그루를 심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콘크리트를 건설 현장에 적용해 탄소배출 저감과 녹색건축물 인증을 통한 친환경 건축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한 친환경 기술의 개발과 적용 확대를 통해 ESG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롯데건설의 시도는 일회성이 아니다. 롯데건설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친환경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설계와 시공, 유지, 관리 등 건축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공언이다. 2021년 2월 완공한 서울의 대형 사무용 건물 ‘지스퀘어’의 경우, 시공하기 이전부터 예상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설계를 적용한 것은 그 출발점이다.
건설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76%가 건물을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롯데건설은 유지관리 기술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도봉 롯데캐슬 골든파크’에는 연중 일정한 지중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이, ‘수지구청역 롯데캐슬하이브엘’에는 수소-산소 화학반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이 설치됐다.
공동주택 입주민이 효과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롯데건설이 엠에스텍과 연구협약을 맺고 지난해 3월 서울의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 단지’에 설치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수돗물 수질 측정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입주민에게 공급되는 수돗물 수질 상태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그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수질이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자와 입주민에게 문자로 알림을 보내는 ‘긴급상황 알림 서비스’도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나아가 에너지 소비와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한 ‘롯데건설 주거환경 실증센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준공이 목표다. 실증센터는 △기후변화 위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에 대비하는 한편, 친환경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는 기관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특히 층간소음의 경우, 실증센터 내부의 층간소음 시험동에 바닥 두께를 다르게 구성한 공간들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ESG 실현은 기업 한 곳이 열심히 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롯데건설은 올해 협력사 74곳을 ‘2023년 우수 파트너사’로 선정해 공동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최우수 파트너사와 우수 파트너사로 협력된 기업에는 계약 기회 확대와 계약 이행 보증증권 면제 혹은 경감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롯데건설은 파트너사에 하도급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고 이들에 무이자로 빌려주는 직접 대여금이 150억 원에 달한다. 57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도 운영 중이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일상 속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임직원이 머그컵 사용이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등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을 하면 기부 포인트가 적립되도록 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3개월 동안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탄소감축 씨앗 심기 캠페인’을 벌여 기부금 3,000만 원을 모았고 지난달 9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서울 강서구에 취약계층 자립을 위한 ‘그린 팜’을 조성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뜻깊은 사회공헌활동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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