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코앞서 거대암반 폭파… 인천지역 주민 ‘폭발’ [현장, 그곳&]
“아파트 밑 암반과 연결… 안전 불안” 먼지·소음·진동 등 피해 대책 촉구
LH “주변 영향 최소화 방안 모색”
“아파트 밑 암반과 연결된 거대 암반을 폭탄으로 터트리면 우리 집이 어떻게 될지 두렵습니다.”
13일 오전 11시15분께. 인천 서구 불로동 산74 일원 거대암반 시험 발파 현장. 현장소장이 “3, 2, 1… 발파”라고 신호를 주자 최대 폭 150m, 높이 26.5m에 달하는 거대 암반에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폭약이 터지고 크게 먼지가 일었다.
이날 이뤄진 총 6번의 시험 발파는 지발당장약량을 0.25㎏에서 1.375㎏까지 서서히 늘려가며 이어졌다. 화약량이 커질수록 폭약의 소음도 커져갔다. 80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시험 발파를 지켜보던 150여명의 주민들은 “소리가 너무 크다”, “우리 집 바로 앞에서 매일같이 저 먼지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LH가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를 위해 본격적인 암반 발파 작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 거주하는 2천명이 넘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발파 작업으로 인해 발생할 소음과 진동 등의 피해를 우려하며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집단 반발에 나서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LH와 시공사인 A건설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2단계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2-2공구)를 위해 암반 약 17만㎥ 규모의 암반을 발파할 계획이다. 이날은 본격적인 발파에 앞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험 발파가 이뤄진 것.
하지만 발파 예정인 암석 인근에는 약 2천600가구가 살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아파트는 암반 중심부로부터 불과 80m만 떨어져 있어 주민들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발파 대상 암반이 아파트 건물 지하 암반과 이어져 있다 보니 주민 불안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 김은하씨(44)는 “시험발파는 의미가 없다”며 “암석 밑쪽이 아파트 밑 암석과 연결돼 있어 본 발파를 시작하면 아파트에 금이 갈 수 있는데 LH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로동 발파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택지개발사업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대안을 마련할 것을 LH 등에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이번 시험 발파를 통해 암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변 주민들에게 영향을 최소화하는 발파 공법을 결정하는 등 최적의 결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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