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화상 시즌 강타"…한국계 감독·배우 '패스트…' 관심 집중
'할리우드리포터 올해 최고영화' 꼽혀…NYT는 배우 유태오 인터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 셀린 송이 연출하고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와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미국 영화계와 언론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13일(현지시간) 크리틱스초이스협회(CCA)가 발표한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상 후보 명단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여우주연상(배우 그레타 리) 등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 부문에서 '바비', '오펜하이머', '가여운 것들',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등 쟁쟁한 할리우드 영화들과 경쟁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 11일 발표된 골든글로브상 후보에도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서 지명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크리틱스초이스상은 "역사적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작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상"이라고 자부하고 있어 '패스트 라이브즈'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크리틱스초이스상을 주관하는 CCA는 미국·캐나다의 방송·영화 비평가 6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미국의 영화 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이날 '할리우드리포터 비평가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첫 번째 영화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꼽았다.
이 매체의 선임 비평가 데이비드 루니는 이 영화를 "극작가 셀린 송의 심오한 데뷔작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배우 그레타 리가 신중한 자기 절제와 감정적 투명성의 균형을 잃지 않고 감독을 닮은 주인공을 연기하는 가운데, 어린 시절 한국에서 짝사랑하던 남자(유태오)가 뉴욕에 나타나면서 현재의 남편(존 마가로)에게 불안을 불러일으킨다"고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관계와 운명, 가지 않은 길에 대해 깊이 통찰하는 절묘한 작품으로, 각본과 세 배우의 연기 모두 로맨스 삼각관계 드라마의 모든 관습을 우아하게 비껴간다"고 평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이 영화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NYT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시상식 시즌을 강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영화는 지난달 고섬어워즈에서 최고상을 받고, 이번 주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포함해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시상식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강자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영화를 성공시킨 주역으로 두 남자 배우 유태오와 존 마가로를 인터뷰한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또 이들의 연기에 대해 "유태오와 마가로의 세심하게 조율된 연기는 관객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다"며 "주인공 노라가 자신의 사랑을 돌려줄지 궁금해하며 그녀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은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고 평했다.
이 신문은 영화에 한국적인 운명의 개념인 '인연'이 많이 등장하는데, 유태오 역시 영화 내용을 설명하며 이 개념을 자주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태오가 독일 쾰른에서 자랐고 지금은 주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이래 이 배우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과거 미국 뉴욕에서 연기를 공부했던 그는 다시 미국에 돌아와 이런 영화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묻자 "꿈이 이뤄진 것 같다"며 "동아시아 배우로서 무협이나 코미디 같은 장르에 기대지 않고 내 재능만으로 로맨스 영화의 남자 주인공을 연기하고 인정받는다는 것은 내게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답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헤어진 뒤 20여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한 두 남녀를 그린 영화로,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호평받은 뒤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독립영화·드라마상인 고섬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미국 영화사 A24가 제작했으며, 이미경 CJ ENM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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