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순경 살인 누명’ 그 검사, 김홍일 후보자였다
[윤석열 정부 언론장악]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검사 시절 검찰의 대표적인 과오로 꼽히는 ‘김 순경 사건’의 주임검사였던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현직 경찰관이 기소됐다가 진범이 잡히면서 누명을 벗은 이 사건은 영화 ‘마더’의 모티브로 유명하다. 검사 김홍일은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인한 허위 자백’이라는 피의자의 호소를 외면한 채 오히려 경찰 판단보다 형량이 높은 살인죄를 적용했고, 이후 검찰은 이 사건을 반성하며 ‘K씨 사건을 계기로 본 강력 사건의 수사상 문제점과 대책’이라는 책자까지 발간했다. 김 순경이 풀려난 뒤 검찰은 김 위원장 등 수사팀을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수사했지만, 경찰관들만 사법처리했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겨레가 입수한 당시 판결문 등을 보면, 1992년 11월 서울 관악구의 한 여관에서 18살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현장을 최초로 목격하고 신고한 피해자의 남자친구인 김기웅(당시 27살) 순경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김 순경에게 가혹행위를 하며 “자백을 하면 폭행치사나 과실치사로 조사하고 탄원서도 내주어 집행유예로 2개월 이내에 나가게 해주겠다”고 회유해 자술서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이 사건을 검찰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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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은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검사였다. 김 순경은 김 검사에게 ‘경찰 조사 때 가혹행위를 당해 허위 자백했다’며 추가 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김 검사는 김 순경에게 경찰이 적용한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김 순경은 1, 2심에서 징역 12년형을 받았다. 다행히 상고심 중이던 1993년 11월 진범이 붙잡혀 최종 무죄 판단을 받았다.

풀려난 김 순경은 김 검사와 경찰관 등 12명을 고소했다. 검찰은 경찰관 3명을 불구속 기소, 6명을 기소유예 처분했으나 김 검사는 무혐의 처분됐다.
김 순경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1999년 대법원은 1억8749만여원의 국가 배상을 확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김 검사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순경의 경찰 진술에 모순이 있고 △피해자가 소지했던 수표 2개가 진범과 비슷한 이름이 적힌 채 현금으로 교환됐으며 △범행 현장에서 김 순경과 피해자 외의 혈액과 족적이 나왔는데, 이를 수사해달라는 김 순경의 호소를 묵살했다는 점 등이다. 다만 김 검사의 이 같은 잘못이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의 직무상 과실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이 사건을 잘 아는 전직 검찰 관계자는 “당시 김 위원장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감시하는 검사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보다는 실적 쌓기에 급급했던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김 위원장에게 김 순경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입장을 여러차례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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