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인서울'로 바뀌는데 돈이 아깝겠어요?"

이호승 기자 남해인 기자 2023. 12.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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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컨설팅 호황…대학별 방식 제각각이라 의존할 수밖에
"70만원 들였지만 10만원짜리 온라인 컨설팅과 동일" 불만도
수험생 및 학부모들이 10일 한 학원이 주최한 입시 설명회에 입장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12.1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남해인 기자 = "50분에 70만원을 주고 컨설팅을 받았는데, 아이가 불안해하니 안 해 줄 수가 없었어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확인되면서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고액 입시컨설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50분에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지만 컨설팅 한 번에 '대학 간판'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입시컨설팅 업체들은 수험생·학부모로 북새통을 이룬다.

14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수험생들에게 수능 성적이 통지된 지 1주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 유명 입시 컨설팅업체, 유명 학원의 컨설팅 예약은 이미 대부분 완료됐다. 한 입시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미 모든 시간대 컨설팅 예약이 완료돼 대기 접수를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입시 컨설팅업체, 학원에 수험생·학부모가 몰리는 이유는 복잡한 대입 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별로 수능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를 활용해 자체 방식으로 전형 점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성적이 같아도 대학이 반영하는 방식이나 반영 비율에 따라 당락이 갈리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대학마다 제각각인 전형 방식을 정리한 뒤 자신의 수능 성적을 대학·학과별로 산출하고, 합격 가능성을 분석한 뒤 지원할 대학·학과를 정해야 하는데, 수험생과 학부모 혼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수험생은 입시 커뮤니티인 '오르비'에 올린 글에서 "매년 '빵꾸'(통상적인 합격 가능 점수가 아닌데도 합격하는 경우를 칭하는 은어)가 나오지만 많은 사람에게 공개돼 있는 (학원 등의) 합격예측 서비스에서는 이런 걸 가르쳐주지 않는다"며 "소수만 알고 있을지 모르는 정보를 얻기 위해 컨설팅을 받는다"고 전했다.

과거 입시를 치른 다른 수험생은 "모 학원의 합격예측 서비스에서 불합격이 떠서 포기했던 학교를 컨설팅 업체에서 지원해도 괜찮다고 추천해줬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한 입시컨설팅 업체 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과거 경쟁률 추이, 올해 경쟁률 예상, 대학 구간별 선호도·비선호도, 충원율 전망, 학교별 전공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서울 강남구 소재 유명 학원의 입시컨설팅 담당자도 "누가 봐도 합격이 가능한 곳을 추천한다면 컨설팅이 아니라 배치표의 확인에 불과하다"며 "누구나 많이 쓰는 합격 예측 서비스가 정해주는 대로 원서를 쓰니 이런 맹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고액의 입시컨설팅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거나 고액을 지불했음에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수험생·학부모도 적지 않다.

지난 2020학년도 수능을 치른 한 수험생의 학부모는 "당시 지방 국립대에 갈 수험생이 컨설팅을 받고 서울 주요 대학에 합격했다는 얘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당시 50분에 70만원을 주고 컨설팅을 받았는데 아이가 불안해하니 안 해 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70만원짜리 컨설팅을 받기 전 다른 학원에서 수능 점수를 입력하고 1~3순위 대학·학과를 입력하면 예상 합격률을 알려주는 10만원짜리 온라인 컨설팅을 받았는데 그 결과와 70만원짜리 컨설팅의 결과가 같았다"며 "수험생·학부모들은 불안하니 고액 컨설팅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한 수험생도 오르비에 올린 글에서 "매년 예약이 조기 마감되고 대기 예약까지 받는 유명 분석업체에 (50분에) 70만원을 내고 대면 컨설팅을 받았는데 막상 가니 준비가 안 돼 있었고, 시간의 절반을 기초적인 분석을 하는 데 할애해 답답했다"며 "10분 정도 더 질문했지만, 입시컨설턴트에 따라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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