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비대칭' 홈구장…좌타자 이정후에 딱 어울리는 새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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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거'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내년부터 홈구장으로 쓸 오라클 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아니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오라클 파크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지만, 해풍의 영향으로 타구가 멀리 날아가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도 오라클 파크는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
오라클 파크에 잘 어울릴 수 있는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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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간이 깊숙하다는 것도 좌타자에게 유리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빅리거'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내년부터 홈구장으로 쓸 오라클 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아니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오라클 파크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지만, 해풍의 영향으로 타구가 멀리 날아가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도 오라클 파크는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 외야 좌우 길이가 다른 '비대칭' 구조이고, 오른쪽 펜스까지 거리가 94.1m로 매우 짧은 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1위(762개), 단일 시즌 최다 홈런(73개) 기록을 보유한 배리 본즈는 이런 특성을 활용, 오라클 파크의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자주 날렸다. 이 때문에 오라클 파크는 본즈를 위해 지어진 구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타자들이 본즈만큼 홈런을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 오른쪽 펜스의 높이가 7.3m에 이르는데 롯데 자이언츠가 피홈런을 줄이기 위해 올린 부산 사직구장의 펜스 높이 6m보다도 높다. 샌프란시스코도 2023시즌 안방에서 경기당 평균 1개의 아치를 그렸을 뿐이다.
그렇지만 좌타자가 2루타, 3루타 등 장타를 생산하기에는 용이하다. 오라클 파크의 우중간 길이는 126.5m로 상당히 깊숙해 우익수와 중견수가 수비하기가 까다롭다. 좌타자가 우중간 방향으로 당겨 칠 경우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가 이런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우투좌타인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최고의 타격 기술을 뽐냈다. 밀어 치고 당겨 치는 등 어떤 공이든 인플레이 타구를 때릴 수 있는데, 의도적으로 특정 코스를 집중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발도 빠른 편이라 한 베이스를 더 달릴 수 있다.
이정후는 장거리 타자가 아닌 중거리 타자 유형이다. KBO리그 통산 홈런이 65개에 불과하지만 2루타가 244개, 3루타가 43개에 이른다. 오라클 파크에 잘 어울릴 수 있는 타자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스플래시 히트'라는 문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와 팬들은 오른쪽 펜스 뒤 바다를 프랜차이즈 스타 윌리 맥코비의 이름을 따서 맥코비만(灣)으로 부르는데,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이곳으로 홈런을 날리면 스플래시 히트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스플래시 히트 달성자를 공시하고 있다. 오라클 파크가 2000년 개장한 이래 스플래시 히트는 총 102개가 나왔는데 본즈가 35회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도 7m 높이의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친다면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원정 팀 선수도 맥코비만으로 61개의 홈런을 떨어뜨렸는데, 한국 선수로는 2004년 최희섭과 2020년 추신수가 한 번씩 기록한 바 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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