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아직 낯선 일차의료[기고]

2023. 12. 1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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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사는 것! 누구나 원하는 삶이다.

그래서 일차의료 전문가는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환자의 건강관리 계획 실천을 돕는다.

환자마다 맞춤형 일차의료팀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을 위해 보건복지부 내 일차의료 전담 부서가 설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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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케임브리지연합의원(CHA)의 일차의료(만성질환 및 경증 환자 진료) 수납 창구 모습. 보스턴=류호 기자

건강하게 사는 것! 누구나 원하는 삶이다. 젊은 시절에는 건강한 것이 당연하나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된다. TV나 유튜브에서는 각종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 홍보가 계속된다. 챙겨 먹어야 할 것이 많고 새 상품이 나오면 주기적으로 바꿔 먹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나의 건강이 잘 관리될까.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다. 대표적 만성질환인 고혈압을 예로 들면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고혈압 환자 중 절반가량은 혈압 조절이 잘 안된다. 고혈압은 생활 습관이 변하지 않으면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환자도 적다. 젊은 연령층은 학업과 직장 스트레스, 대인관계가 힘들어도 주변에서 눈치챌까 봐 정신과 상담은 알아보는 것조차 주저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의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알아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의료전문가가 아니므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나의 생활 습관을 잘 아는 누군가가 내가 주의해야 하는 음식, 나에게 맞는 운동을 같이 상의하고 내가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 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을 '일차의료' 전문가라 부른다. 건강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제일 먼저 찾아가 상의할 의료인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까지는 정기검진을 통해 성장발육 상태를 확인하고, 부모나 친구와의 인간관계,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관해 상담한다. 필요하면 전문 상담과 치료를 연계하여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도록 지원한다. 40대에 진입하면 생애 전환 정기검진을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환자와 꼼꼼하게 검토하며 앞으로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 즉 식이 조절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 계획을 함께 세우고 실천하도록 지원한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낙상과 인지기능 변화에 대비한 교육을 제공하고 개인별 실천 계획을 세운다. 함께 세운 계획도 꾸준한 실천은 어렵다. 그래서 일차의료 전문가는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환자의 건강관리 계획 실천을 돕는다.

이를 위해서는 일차의료가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등록된 환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접수 직원이 기본 팀원이 되고, 약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작업치료사 등이 환자의 특성에 맞춰 참여한다. 환자마다 맞춤형 일차의료팀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을 위해 보건복지부 내 일차의료 전담 부서가 설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과 의료인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목표와 전략을 세워 장단기 계획을 실천해 나가려면 정책 구심점이 필요한 것이다. 일차의료팀의 자리매김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전 국민에게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을 위해 더는 늦추지 말아야 한다.

신동수 한림대 간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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