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첫 시니어 타운, 동탄에 2000실 규모 짓는다

신수지 기자 2023. 12. 14.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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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SRT역과 車로 10분 거리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시니어타운 ‘더클래식 500’의 세대 내부 모습. 최근 시니어타운은 병원·쇼핑 시설 등이 가까운 도심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더클래식500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데도 고령층 주거 복지를 위한 시니어타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정부가 민간 투자를 활용, 대규모 시니어타운 조성에 나선다.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내 의료복지시설 전용 부지에서 ‘헬스케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사업을 진행할 민간 사업자를 공모한다고 13일 밝혔다. 헬스케어 리츠는 일반·기관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으로 시니어타운을 개발·운영하고, 그 수익을 배당하는 회사를 말한다. 그동안 국내엔 시니어타운 사업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했고, 규제 탓에 헬스케어 리츠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미국·일본 등에선 헬스케어 리츠를 통해 민간이 시니어타운을 활발하게 공급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니어타운은 전국 39곳, 8840가구 규모로 전체 고령 인구(927만명)의 0.1%를 수용하는 데 그친다. 반면 일본은 1만6724곳에 이른다.

◇금융·유통업계도 시니어타운 개발 나서

이번 공모로 선정된 민간 사업자는 헬스케어 리츠를 설립해 18만6487㎡(약 5만6000평) 사업 부지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시니어타운(2000실 내외)을 비롯해 병원과 상가, 오피스텔 등을 복합 개발하게 된다. 국내에 있는 시니어타운은 대부분 300실 내외로 규모가 작아 임대료 부담이 크다. 이번에 만들 시니어타운은 GTX·SRT 동탄역과 차로 10분 거리다. 부지 조성 등을 담당하는 LH 관계자는 “2000실 규모로 조성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임대료와 관리비가 저렴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김하경

‘액티브 시니어’가 늘면서 시니어타운 수요가 급증하자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회사와 호텔, 유통사도 시니어타운 개발에 나서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해 이달 말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시니어타운 ‘평창카운티’를 개소한다. 신한라이프도 서울 은평구 부지를 매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시니어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호텔업계 역시 접객 노하우를 살려 시니어타운 운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호텔은 신사업으로 시니어타운 사업을 선정하고 전문 브랜드인 VL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부산과 서울에서 시니어타운을 분양했고, 향후 수도권 역세권 지역과 광역시 복합단지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도 이달 초 창립 10주년을 맞아 시니어타운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기로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20~49세인 기존 고객층을 60~80세 액티브 시니어로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규제 완화하고 인센티브 확대해야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시니어타운 관련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니어타운 공급이 부족한 원인으로 규제가 많고 인센티브는 없어 사업자들이 뛰어들 유인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현재 노인복지법은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만 시니어타운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아니면 진입이 어렵다. 일본은 중산층용 시니어타운(사코주)을 만들 때 사업비 전액을 대출해주고 보조금과 세제 혜택도 주지만, 국내는 취득세·재산세 25% 감면 이외엔 없다. 유선종 건국대 교수는 “민간에서 시니어타운 공급이 늘어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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