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도시디자인으로 부산 브랜드 가치 높인다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2023. 12.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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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부산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는 불발로 그쳤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지만 부산이라는 도시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엑스포 유치 시도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엑스포 유치 효과 이상으로 부산을 글로벌 거점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가덕신공항 개항,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법 제정을 약속했다. 부산시도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을 위해 범정부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먼저 도시브랜드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이다. 도시는 차별성을 확보하면 다른 도시와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산다움’이라는,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감할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캠페인을 지속하고, 이를 통해 시민의 결속과 대외적인 이미지 확립 효과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역시 부산다움의 실체를 만드는 것은 적절한 목표를 제시하고, 일관된 정책을 실현될 때까지 추진하는 부산시의 지속적인 의지다.

20년간 부산의 브랜드는 ‘다이나믹 부산’이었고, 그간의 노력으로 부산은 이미 스마트 도시, 관광도시로서 세계적인 수준의 도시로 평가된다. 지금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이고, 슬로건은 ‘부산이라 좋다’다. 이들은 당연히 살기 좋은 도시를 전제로 한다. 부산시는 도시경쟁력을 강화하여 위 브랜드를 완성하기 위해 올해 ‘2040 도시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공간구조 계획의 기본전략으로 과밀지역 인구 분산과 쾌적한 주거단지 개발을 제시한다. 그 목표는 도시시설 정비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이다. 조사 결과 부산의 여가시설, 주거환경 측면에서 삶의 질 하락 상태라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방문자가 도시 안에서 체감할 수 있는 주거환경 개선과 건물 디자인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부산시의 ‘2040 도시기본계획’에 인구감소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많다. 도시축소 상황에서 인구증가를 전제로 한 도시계획은 과도한 주택개발주의라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 정비 정책은 주택 수 증가의 차원을 넘어 시민의 주거환경 개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실수요자인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신규 주택 공급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시의 미래상인 스마트 15분 도시, 글로벌 허브 도시의 당연한 필요조건은 최신기술이 반영된 주거·상업시설과 건축물의 뛰어난 외관이다. 이는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시는 지난 9월 ‘부산 건축 도시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2030 엑스포 개최를 위해 도시디자인 혁신의 필요에서 마련한 것이나 엑스포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다. 성냥갑 아파트 퇴출 유도를 위해 혁신적 건축디자인 제안 제도를 도입한 것이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앞으로 짓는 공동주택은 디자인 기준에 부합한다면 높이와 인동거리를 완화해주기로 했다. 공동주택사업 사업주체가 대부분 민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시행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부산 전역의 디자인 혁신을 유도하는 과감한 결단이다. 정비사업의 경우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 사업’을 추진해 뛰어난 디자인과 공공성을 갖추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공모를 통해 시범사업을 지정하고 시가 주도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기획설계를 통해 건폐율 배제, 법적 용적률 120% 제공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도 올해부터 건축설계 공모를 통해 학교시설 디자인의 혁신과 다양성을 확보한다.


부산의 엑스포 유치는 불발되었지만, 부산의 성장은 가속 중이다. 지능형 도시 평가에서 전세계 주요도시 77개 중 15위로 순위 상승 중이며, 국내 산업·기업의 이전과 기업투자 증대로 인구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산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건축물의 디자인 혁신을 유도하고, 도시공간 디자인의 조화를 계획하는 부산시의 전략적인 정책을 응원한다. 지금 부산은 도시의 모습을 아름답게 혁신하여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매력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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