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52] Hi, sweetie
오늘도 바삐 돌아가는 긴급 신고 센터, 신고 전화를 접수 중인 아스게르 홀름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답잖은 신고들에 시달린다. 방금 강도를 당했다며 신고한 남자는 현재 위치가 어딘지도 제대로 말 못 하고 횡설수설이다. 아스게르가 묻는다. “팩킹가 근처에 계신가요?(Are you close to the Packing District?)” 신고자가 갑자기 성을 낸다. “그건 왜 물어봐요?(Why do you ask?)” 홍등가에서 매춘부를 차에 들였다가 사달이 난 것. 이런 시답잖은 신고에 지쳐갈 때쯤 이상한 신고 전화가 걸려 온다. 신고자의 첫 마디는 “안녕, 아가(Hi, sweetie).” 영화 ‘더 길티(The Guilty∙2019∙사진)’는 이렇게 시작된다.
장난 전화와 허위 신고에 지친 아스게르 홀름(야코브 세데르그렌 분)은 슬슬 짜증이 난다. “죄송하지만 긴급 신고 센터입니다(Excuse me. You called Emergency Services).” 신고자 여성은 계속 엉뚱한 말만 이어간다. “무서워하지 마(Don’t be afraid).” 몇 마디 더 물어봐도 엉뚱한 대답만 돌아오자 아스게르는 전화를 끊으려 한다. 하지만 그 순간, 혹시 몰라 한 마디를 더 건넨다. “누구랑 같이 계세요?(Who is with you?)” 돌아오는 대답은 “응, 알아(Yes, I understand).” 아스게르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뀐다. “지금 전화하신 거 일행도 알아요?(Does the person with you know you called us?)” 여자가 답한다. “아니(No).” 비로소 상황이 파악됐다. “납치당하셨어요?(Have you been abducted?)” 여자의 대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응(Yes).” 단서는 신고자의 목소리밖에 없는 상황. 아스게르는 헤드폰을 고쳐 쓰고 비장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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