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네 탓’ 시전한 바이든…이대로면 트럼프에게 대통령 뺏길판
민주 지지하던 젊은층 이탈
CNN 여론조사서도 확인
바이든, 네타냐후 저격하며
“이, 국제적 지지 잃고 있어”
유엔총회서 우방국들마저
美중동정책에 이례적 반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최근 3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지지 세력인 청장년층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자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현지시간) 오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다른 많은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그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부는 2국가 해법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정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장기적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요구한 ‘2국가 해법’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지 몇 시간 뒤에 나왔다.
미국은 전쟁이 끝난 후 서안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가자지구까지 함께 통치하는 ‘2국가 해법’을 수용하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전쟁 이후 상황에 대해 미국과 의견 차이가 있지만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테러를 지원하고 테러 자금을 조달하는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진입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유대교 명절 ‘하누카’(빛의 축제) 리셉션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동시에 국제 여론을 의식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할 때까지 군사 지원을 계속할 것이지만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라며 “전 세계 여론이 하룻밤 사이에 바뀔 수 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는 이스라엘의 하마스 축출 작전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자 국내외 비난 여론이 치솟아 바이든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갈등이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지난 11일 CNN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미 대선 격전지인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응답자 중 33% 가량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많이 돕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35세 미만 유권자 중 미시간주에서는 49%, 조지아주에서는 46%가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10일 CBS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응답자 중 38%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과도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0월 28%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잘 대응하고 있냐는 질문에도 39%만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10월 44%에 비해 5%포인트가 감소한 수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30세 이상 44세 이하 응답자 중 32%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37%만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했다. 이는 대통령 재임 기간 WSJ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또 응답자 중 61%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반적인 이미지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WSJ 여론조사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한편 이날 유엔 총회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미국이 반대해오던 휴전 결의안이 미국의 우방국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통과된 것으로 미국이 이번 이스라엘 지원 때문에 얼마나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미국은 지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표결에 부쳐진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스라엘을 지원한 결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날은 유엔총회에서 아랍국가들이 주도한 휴전 촉구 결의안이 상정됐는데 미국, 이스라엘 등 단 10개국만이 반대표를 던졌고, 미국의 우방국인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한국, 일본 등 153개국이 일제히 찬성표를 행사했다.
심지어 이스라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스포츠 산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독일 스포츠브랜드 푸마(PUMA)는 지난 2018년부터 진행해온 이스라엘 축구 국가대표팀 스폰서십을 이날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는 국가대표팀 유니폼 제작도 중단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불매운동(보이콧)을 우려한 결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푸마는 2018년 스폰서십 계약 이후 친팔레스타인계 단체들로부터 불매운동 위협에 시달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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