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디비진다”…이재명도 달려갔다, 심상찮은 국힘 텃밭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3. 12. 1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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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8곳 중 9곳 승리 목표
역대 최고성적은 20대때 5석
전지역 승리 목표 내세운 국힘
속내는 “방심하면 6~7곳 내줄 수”
현역 의원 불출마·선거구 조정도 변수
이재명, 부산서 최고위원회 열고
지역 맞춤형 공약 제시 눈길
산업은행 이전엔 묵묵부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부산 수영구 한 카페에서 부산지역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내년 총선에서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이 텃밭인 부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하면서 정부·여당에 우호적이던 민심이 식은 상황을 야당이 파고드는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구 18곳 중 9곳 당선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내걸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3선의 장제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포함해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던 3명이 이번 총선에 나서지 않는 데다 선거구가 조정되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는 부산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다. 부산 민심에 균열이 생겼다고 보고 발 빠르게 그 틈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을 직접 방문한지 꼭 일주일 만에 야당 대표도 부산행을 택한 셈이다.

이날 이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지역 맞춤형 정책을 쏟아냈다. 그는 “엑스포 유치 실패 후 부산의 각종 기반시설 확보 사업도 혹시 중단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북항 재개발, 광역교통망 확충과 같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이 염원했던 부울경 메가시티도 사실상 중단됐다”며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마저 국내 공항 정도로 대폭 축소해 땜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도 산업은행 본사의 부산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현재 부산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은 박재호(남을),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의원 등 3명이다. 이들 모두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처음 여의도에 입성해 2020년에 나란히 재선에 성공하고 이번에 3선에 도전한다.

사실 역대 총선에서 부산은 민주당에게 험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계열 후보로 출마했을 때도 패배의 쓴 잔을 마셨고,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 승리한 의원은 17대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사하 을에 출마했던 조경태(현재 국민의힘) 의원이 처음이었을 정도다. 조 의원 이후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후보로 19대 때 사상구에 출마에 두번째 당선자가 됐다.

이후 20대에는 민주당 후보가 5명이나 당선되며 돌풍을 일으킨 적도 있어서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바람이 분다면 민주당이 목표를 달성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총선 출마 예정자 출정식을 갖고 필승을 다짐했다. 첫날 43명이 부산에 출마하겠다고 예비후보등록을 한 가운데 민주당 후보는 16명이었다. 국민의힘은 19명이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내년 총선의 결과가 부산의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낼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안주하고 머물렀던 부산으로 여전히 남아 있을 건지를 판가름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의 모든 예비 후보들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뛰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 18곳 중 15곳을 차지한 국민의힘은 내년 선거에서 18석 모두를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일단 내걸었다.

겉으로는 압도적 승리를 다짐하지만, 정작 부산 지역구 의원들은 “부산이 결코 양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한 의원은 “부산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기초단체장 16곳 중 13곳을 민주당에 준 지역”이라며 “대구·경북(TK)과 달리 부산·경남(PK)은 한번 바람이 불면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경남지역 의원도 “부산에서 민주당이 목표치인 9석까지 얻진 못 하겠지만, 여당이 방심할 경우 6~7곳은 야당 차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부산 의원들의 불안감을 증폭 시키는 요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7%로 민주당(29%) 보다 8%포인트 높았다. 직전 조사(11월28~30일) 때보다 국민의힘은 5%포인트 떨어졌고, 민주당은 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불출마나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는 것도 지역 민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공교롭게도 당내 첫 수도권 험지 출마(하태경·해운대갑·3선)와 첫 불출마(장제원·사상·3선) 선언이 모두 부산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 6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황보승희 의원(중·영도)도 탈당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만간 당 대표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김기현 대표에게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선거를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부울경 지역서 우리 당이 전승할 수 있는 역할을 해 줄 사람이 별로 없다”며 “김기현 대표가 부울경 지역에서 영향력이 아주 크기 때문에, 지역 선거를 전승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으면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선거구가 조정되는 것도 양당의 총선 전략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5일 국회에 보고한 1차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남갑·을이 남으로 합쳐진다. 대신 북강서갑·을 등 2곳이 북갑·을, 강서 등 3곳으로 분구된다.

남갑·을이 합쳐치면 양당의 현역 의원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맞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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