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영장에 “송영길, 차명폰으로 관련자들 접촉...수사 상황 파악”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50여쪽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송 전 대표가 차명 휴대폰으로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송 전 대표가 ‘차명폰’을 이용해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하는 식으로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지난 4월 파리에서 귀국하기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폐기한 점과 자신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증거인멸 정황도 담았다고 한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전당대회 매표 행위로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지난 8일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나와 “전당대회는 자율성이 보장된 당내 잔치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보다 훨씬 비난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송 전 대표에게 먹사연 후원금 관련 정치자금법위반 및 특가법상 뇌물, 경선캠프 돈 봉투 살포 관련 정당법위반 및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영길씨가 당대표로 선출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2021년 4월 27~28일 송영길 당대표 경선 캠프가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돈 봉투 20개(총 6000만원)를 전달했다는 게 ‘민주당 돈 봉투 사건’이다. 또 2021년 3월 30일과 4월 11일에는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돈봉투 650만원이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 가운데 4000만원은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관련 청탁과 함께 받았다는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송 전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이번 주 열릴 전망이다. 영장실질심사에선 송 전 대표의 친형인 송영천(사법연수원 13기)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변호를 맡을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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