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만 지낸다"...초고위험군 고립 은둔 청년 증가
[앵커]
타인과 관계를 단절하고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늘고 있는 가운데 아예 방에서만 지내는 '초고위험군 고립 은둔 청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상으로 복귀를 시도한 청년 가운데 다시 고립 상태로 돌아간 경우도 절반 가까이 돼서 정부가 전담 기관을 설치하고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토크 콘서트장에 모인 청년들이 힘들었던 은둔 생활을 고백합니다.
나름의 이유로 세상과 단절하며 지내다가 다행히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고립을 탈출한 성공기입니다.
[조모씨 / 은둔 경험 청년 : 1년 동안 3평짜리 방 안에서 게임만 하면서 지냈어요. 나갔는데 다들 화려하게 입고 밝은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명한데 되게 뭔가 이질감이 들었어요.]
정부가 고립 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 2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 또는 지인과 교류가 없다는 비율이 일반 청년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아예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초고위험군 고립 은둔 청년'도 5백 명이 넘었습니다.
나이별로는 25세에서 34세까지가 전체의 70% 육박했는데, 고립과 은둔의 이유로 취업실패가 가장 많았고 근소한 차이로 대인관계가 뒤를 이어 가족이나 건강상 이유보다 높았습니다.
일상생활 복귀를 시도한 청년 가운데 결국 다시 은둔 생활로 돌아갔다는 경우도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정부는 고립 청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일단, 자가진단사이트와 비대면 원스톱 방식의 도움창구를 통한 조기 발굴 체계를 구축합니다.
또, 당사자나 주변에서 도움을 요청할 '129콜' 창구를 마련하고, 심리상담과 모임으로 대인접촉 기회를 넓힌 뒤 구직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전국 4곳에 고립·은둔 청년만을 전담으로 지원하는 청년미래센터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기일 / 보건복지부 1차관 : (전담인력) 자격 같은 경우 사회복지사, 간호사라든지 임상심리사 같은 분들이 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통해서 한번 시범사업을 해보고….]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의 단절과 SNS에서 오는 박탈감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며, 세심한 관심이 청년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한다고 조언합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지난 8월 뉴스라이브) : 약간 내성적이고 사람들하고 관계 안 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관계망을 만들어준다든지 너 혼자가 아니라는 것, 누군가 너를 지켜줄 사람이 있다는 걸 자꾸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사회와 단절한 청년 규모가 최대 54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손실이 7조 원에 달한다며, 지원 사업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YTN 조용성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그래픽 : 이원희
YTN 조용성 (choy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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