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기계음 3년째"…층간소음, 고통 넘어 범죄·소송으로
[앵커]
빌라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분들이라면 이웃 간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문제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텐데요.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긴 했습니다만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말다툼이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이웃과 소송까지 가야 합니다.
방준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 과천시에 있는 한 아파트입니다.
집주인 유모씨는 약 3년 전부터 들리는 정체불명의 기계음에 시달려 왔습니다.
<유모씨 / 층간소음 피해자> "묘한 기계음 소리 같은 소리 진동 망치 소리 그런 것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죠. 소파에 앉아있으면 내 몸이 미세하게 흔들려요."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소음에 미술 작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분쟁조정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일반적인 생활 소음이 아니란 이유로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소음 측정 업체에서 하루 동안 측정한 이 집의 소음도는 최대 84데시벨, 기준치를 훌쩍 넘겼습니다.
유 씨는 결국 윗집과 아랫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습니다.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선 아파트 주민들도 있습니다.
2020년 준공된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는 층간 소음 등 각종 부실시공 문제가 잇따르자, 주민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거실에서 윗집에다 대고 저기요 하면 들려요. 불 끄고 (스위치) 똑딱 이 소리까지 다 들려요. 연구소에서 나와서 검사를 해봤는데 배관 얘기를 하더라고요."
시공 단계에서부터 건설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부 대책이 발표됐지만 우려는 여전합니다.
<강규수 /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 "신규 주택이라는 건 안 지어진 건물들이에요. 대부분 피해자들은 기존 주택이거든요. 층간 소음 문제는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시작도 안 했다…"
이 같은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지난해만 4만 건,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한 살인 등 5대 강력범죄도 5년 새 10배나 늘었습니다.
항의하는 주민을 흉기로 위협하거나, 방화를 시도하는가 하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합니다.
이웃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층간소음 문제, 오늘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층간소음 #피해자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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