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고용시장 회복세 주춤…실업자, 32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
20대·40대 줄고 60대 이상 고령층 위주 급증 흐름 1년 넘게 지속
제조업 취업자는 11개월 연속 감소…정부 “작년 호조 기저효과”
지난달 취업자 수가 20만명대 증가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넉 달 만에 꺾였다. 주요 노동 연령층인 20대, 40대 취업자 감소 흐름은 1년 넘게 이어졌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수 역시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32개월 만에 늘어났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3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2869만8000명)는 전년 대비 27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26만8000명) 이후 석 달 만에 20만명대로 줄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7월(21만1000명) 저점을 지나고 확대되는 흐름이었는데 4개월 만에 다시 둔화했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해제 영향으로 고용 시장이 이례적인 호조세를 보였는데, 올해엔 그 기저 효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일상회복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는데 그 증가 폭이 (올해엔) 둔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고용 흐름 자체가 위축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취업자 수 증가분에서 계절요인을 제거해 취업자 증감을 전달과 비교할 수 있게 조정한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지난달 기준 전월 대비 7만9000명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전월 대비 취업자가 확실하게 빠지고 있는 모양새”라며 “고용 시장이 조금씩 침체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주요 노동 연령층, 주력 산업일수록 침체 경향은 두드러졌다. 노동 시장 진입 시기인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는 전년 대비 6만7000명 줄어들어 13개월 연속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가계를 책임지는 노동 연령대인 40대의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6만2000명 줄며 17개월 연속 축소됐다.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는 1년 새 29만1000명 늘어나며 전체 취업자 증가분을 웃돌았다. 이외 30대(8만명), 50대(3만6000명) 순으로 취업자가 늘었다. 이처럼 20대와 40대에서는 취업자가 줄고 60대 고령층을 위주로 취업자가 크게 늘어나는 흐름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전년 대비 1만1000명 줄며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경기가 반등하고 있지만 아직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 여파로 부동산업 취업자도 3만명 감소했다. 이 업종 역시 10개월 연속 취업자가 줄고 있다.
학교의 코로나19 방역요원 등이 사라지면서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1년 새 5만7000명 줄었다. 반면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8만9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8만5000명 늘어났다.
한편 지난달은 실업자 수가 전년 대비 1만1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가 확대된 것은 2021년 3월(3만6000명) 이후 32개월 만이다. 정부는 그간 취업자가 지속 증가해온 것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고용률(63.1%)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졌고, 실업률(2.3%)은 1년 전과 같았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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