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경영진 물갈이’ 첫발…첫 여성 CEO 선임 ‘승부수’
이베이·네이버 등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 합류
AI·게임·헬스케어 등 IT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
경영쇄신위 상임위원 맡아 ‘쇄신’ 논의도 참여
‘리스크’ 반전 모색…인적 개편 폭 커질 듯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카카오가 새 구원투수로 내정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48·사진)를 앞세워 인적 쇄신에 나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경영진 교체 의지를 밝힌 지 이틀 만으로, 창사 이래 첫 여성 단독 대표다.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물갈이를 통한 조직 쇄신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공동체 CA협의체에서 사업 총괄을 담당하는 정 대표를 신임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돼 카카오의 첫 여성 대표가 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부터 최수연 대표(43)가 이끌어 국내 양대 플랫폼 모두 4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지게 됐다.
카카오는 정 대표 내정 이유에 대해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 내정자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연세대와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거쳤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로봇 등 선행 기술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해왔다.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 방향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사회적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해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 집중하겠다”며 “(카카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정 내정자가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함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CEO 내정자 신분으로 카카오 내 쇄신TF장을 맡아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과제를 챙기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경영진 리스크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왔다. 카톡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94억3200만원의 차익을 챙겨 논란이 됐다. 앞서 카카오 대표이사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는 ‘주식 먹튀’ 논란으로 물러난 후 다시 카카오페이에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5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카카오 단독 대표를 맡았던 임지훈 전 대표는 598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카카오벤처스(옛 케이큐브벤처스)와 소송을 벌이다 지난달 1심에서 패소했다. 이들은 김 창업자와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이른바 ‘브러더(형님) 리더십’이 경영 실패를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율경영’ 같은 창업 초기 방식이 그룹 규모에 맞지 않아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창업자조차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본사 대표 교체를 계기로 주요 계열사 임원진의 물갈이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영진 교체에 대해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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