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한상진 “수사권 마구잡이로 써도 되나”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가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한 기자는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권을 이렇게 마구잡이로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이날 한상진 기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한 기자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공모해 지난해 대선 직전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의 허위 보도를 했다고 본다.
한 기자는 이날 오전 9시55분쯤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보도 당시 사인(신 전 위원장과 김씨) 사이의 사적 대화 내용에서 굉장히 공적인 내용이 들어있어서 보도를 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의 일부 편집은 불가피한 일이었고, 그런 것을 수사기관인 검찰이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기자는 보도 내용 중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였던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김씨 발언에 대해서도 “윤석열 커피라는 검찰의 프레임 자체가 굉장히 악의적이고 문제가 있는 주장”이라며 “핵심은 당시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봐줬는지, 사건을 무마했는지에 있다”고 밝혔다.
한 기자는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를 비롯해 취재진이 김씨나 민주당 인사와 공모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 기자는 “김용진 대표나 저나 녹음 파일의 실물을 확인한 건 작년 3월4일”이라며 “대선 후보 검증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보도인데, 그 전에 알았으면 더 일찍 보도했을 것이다. 이게 제일 아쉽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보도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보도 중 ‘2011년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던 윤 대통령이 조우형씨의 범죄혐의를 인지하고도 봐줬다’는 내용이 대선개입을 목적으로 한 허위 보도라고 주장한다.
검찰은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언론사들을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신 전 위원장과 김씨, 뉴스타파,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JTBC,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뉴스버스,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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