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찾아 드릴게”…전세 사기 피해자 속인 20대
[앵커]
전세 사기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피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찾아주겠다며 대형 금융사 직원으로 신분을 속여 접근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여소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증금 9천만 원에 빌라 전세를 살고 있던 강 모 씨.
지난 9월 집주인의 파산 소식을 듣고 같은 처지의 세입자를 수소문했습니다.
보증금을 받을 길이 막막했던 상황, 손 모 씨가 나타났습니다.
[강○○/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세입자의) 남자 친구 손○○씨를 만나게 됐고 그쪽에서 '자기가 ○○캐피탈 수석 상담사다, 요즘 이런 전세 사기꾼들이 많으니 자기가 도움을 주겠다' 하면서..."]
손 씨는 집주인의 은닉자산 18억 원이 자신이 다니는 금융회사에 맡겨져 있다고 관심을 끌었습니다.
회사를 대리하는 대형 로펌을 통해 보증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피해자 20여 명에게 접근했습니다.
금융사나 로펌에 따로 연락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겁을 주기도 했습니다.
[손○○/지난 10월/음성변조 : "지점에 계속 전화하고 방해하시는 분 여기 한 명 있어요. 지금 말해 주는 게 더 좋을 거예요. 계속 숨기시면 저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
하지만 손 씨의 신분도, 대형 로펌 이야기도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강○○/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캐피탈) 상담사의 전단지 알바생이었던 거예요. 거짓말이라고 하니까 정말 눈앞이 까매지더라고요."]
손 씨는 이 과정에서 가짜 각서를 꾸미기 위해 유명 대형 로펌의 로고를 무단으로 도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피해자들은 손 씨에게 계속 도와달라며 집까지 찾아가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너무 절실하고 너무나 간절했던 사람이었는데 저희를 두 번 죽인 거잖아요. 정말 그냥 너무 주저앉았어요."]
이 같은 손 씨의 행각은 이름을 도용당한 대형 로펌이 경찰에 고소하며 드러났습니다.
손 씨는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 돈을 빼앗을 목적은 아니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여소연 기자 (yeo@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