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원신 유저들, 비행선 띄운다
호요버스 '원신' 유저들이 운영 및 소통 부재 관련 불만을 표하기 위해 13일 비행선 시위 모금을 시작한 가운데 20분 만에 목표액 1000만 원을 달성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 원신 운영을 향한 유저들의 불만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스튜디오 뿌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포함해 혐오 표현 이슈가 제기된 상황에서 운영진이 묵묵부답으로 대응한다는 의견이다.
이는 넥슨 '마비노기' 사태와 유사하다. 혐오 표현 이슈가 제기되자 마비노기 유저들은 운영 측에 혐오 표현 근절을 요청하는 기부 릴레이를 시작했다. 이에 민경훈 넥슨 마비노기 디렉터는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관련해서 스튜디오 뿌리 채널 원신 홍보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반면 호요버스 채널에는 해당 영상이 아직 남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기 캐릭터 '푸리나' 원화가 이슈가 새롭게 발굴됐다. 지속적인 청원에도 호요버스가 대응하지 않자 유저들은 AGF 2023 당시 트럭 시위를 펼쳤으나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식 방송 채팅창을 차단한 운영도 발화점이 됐다. 유저들은 다른 지역 방송 채팅창을 개방했는데 왜 한국 방송만 닫혀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사실 원신 한국 방송의 채팅창은 종종 닫혀 있었다.
유저들은 "아무리 녹화 방송이라도 목소리를 들어줘야 하는 시기에 굳이 채팅창을 닫을 필요가 있었을까. 왜 계속 유저들의 청원을 무시하며 운영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호요버스 다른 게임인 '붕괴 스타레일' 공식 방송은 채팅창을 개방해 그 불만이 증폭됐다.
상황이 지속되자 원신 유저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트럭으로 화제를 모을 수 없으니 비행선 시위를 꺼내든 것이다. 지난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 불만으로 유저들이 게임 테마에 맞춰 마차 시위를 추진한 사례와 동일하다. 당시 새로운 시위 방식에 이목이 집중되어 수많은 미디어가 현장에 몰려든 바 있다.
원신 비행선 시위 총대는 시위 관련 수요 조사와 방식을 철저하게 조사했다. 커뮤니티 내 수요 조사 결과 98% 이상 유저가 시위 진행에 동의했다. 총대진은 시위를 도와줄 만한 이력을 구하면서 비행선 시위에 협조할 업체를 물색했다. 문구와 구체적인 방식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비행선 시위 모금은 13일 오후 7시에 시작했다. 모금 시작 후 20분 만에 목표했던 1000만 원이 모두 모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4일 오전 12시 추가금 600만 원 모금도 순식간에 종료됐다.
이를 본 게이머들은 "원신 유저들 단합 대박이네", "이렇게 모금이 빨리 끝날 줄은 몰랐다", "이 결과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란다", "이걸로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네", "모금 속도 보고 놀랐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신은 국내 최고의 인기를 보유한 서브컬처 게임이다.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역대급 대기열과 예약 수를 자랑하며 종합 게임 행사에서는 압도적인 코스프레 수로 그 인기를 과시할 정도다.
최근 게임업계는 소통 중심형 서비스로 나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흔치 않았던 라이브 방송도 이제는 어느 게임이든 필수 과제로 자리를 잡았다. 원신의 경우 중국 본사를 둔 게임이라 서비스 제공에 다소 제한이 있을 순 있다.
다만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저들과의 거리는 분명 더 멀어질 것이다. 게임의 주인이 게임사일 수 있어도 그 주인을 만드는 주체는 유저들이다. 이는 호요버스도 늘 강조했던 방향성이다. 거창한 소통 방식이 아니면 어떠한가. 진심 어린 소소한 소통이 껍데기뿐인 대규모 소통 무대보다 더 와닿을 때도 있었다.
유저들의 비행선 시위 모금은 시작됐다. 아직 그 비행선에 담겨질 문구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 전에 호요버스와 유저들의 거리가 한층 좁혀져 쌀쌀맞은 시위 문구가 따뜻한 칭찬 문구로 전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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