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년 54만명…4명 중 3명 “삶의 끈 놓고 싶었다”
절반은 ‘신체·정신건강’ 문제
70% 가족·지인과 함께 생활
사회관계 양이 적고 외출을 잘 하지 않는 ‘고립·은둔 청년’ 2명 중 1명은 신체·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3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년 실태를 파악한 보고서가 처음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실태조사 결과 및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을 보고했다.
앞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와 통계청 ‘사회조사’를 토대로 고립·은둔 청년이 최대 약 5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복지부 주관(보사연 수행)으로 올해 7~8월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보사연은 전국 19~39세 가운데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총 2만1360명이 조사에 참여했고 이 중 1만2105명이 ‘객관적 위험’ 상태로 분류됐다. ‘방에서도 안 나온다’(초고위험군)는 응답자도 504명이었다.
주요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거주지는 전국에 고루 분포했으며 성별로는 여성 비율(72.3%)이 남성(27.7%)의 약 2.6배였다. 김성아 보사연 책임연구원은 “다른 청년 실태조사에 비춰볼 때 여성이 남성보다 유독 많다기보다 여성이 고립·은둔 상태임을 자각할 비율, 설문에 참여할 정도의 최소한의 활력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5~29세(37.0%)와 30~34세(32.4%)가 많았다. 혼자 생활하는 비율은 30.1%, 가족·지인 등과 함께 생활하는 비율은 69.9%였다. 고립·은둔 청년은 2인 이상 다인가구에도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10명 중 6명은 고립·은둔을 20대(60.5%)에 시작했다. 10대, 30대에 시작했다는 응답은 각각 23.8%, 15.7%였다. 고립·은둔 이유는 직업 관련 어려움(24.1%), 대인관계(23.5%), 가족관계(12.4%), 건강(12.4%) 등의 순이었다.
고립·은둔 기간은 1~3년 미만(26.3%)이 가장 많았다. 10년 이상도 6.1%로 적지 않았다. 절반 가까이(45.6%)는 일상생활 복귀 시도 후 다시 고립·은둔한 경험이 있었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들의 삶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3.7점으로 전체 청년 평균(6.7점,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비해 매우 낮았다.
건강 상태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신체건강, 정신건강이 안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6.1%와 63.7%였다. 4명 중 3명(75.4%)이 자살을 생각했다. 전체 청년 평균 자살 생각 비율은 2.3%다. 자살 생각을 한 적 있는 청년 중 26.7%는 자살 시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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