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 31시간 만에 결단… 비대위 체제 전환될 듯 [與 김기현 대표 전격 사퇴]

조병욱 2023. 12. 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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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도부 구성 어떻게
김한길·김병준·안대희 등 위원장 물망
안팎 원희룡·한동훈·나경원도 하마평
‘김장연대’ 공백 해법에 당내 의견 분분
민주 “與 지금 상황은 尹 책임” 직격탄

김기현 대표가 13일 전격 사퇴하면서 집권 여당이 또다시 격랑 속에 빠져들게 됐다.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됐지만 관심은 향후 당 지도체제로 모아졌다.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공백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를 두고는 당내 의견이 분분했다.

◆비대위 체제 거론… 하마평 분분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이날 당헌당규에 따라 윤재옥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14일 중진들의 의견 수렴과 함께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 수습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 권한대행 체제는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처리 등 원내 현안도 산적한 만큼 당내 중지를 모아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도 있지만 총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위한 준비기간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대표의 당 대표직 사의 표명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 비상대책위원장 하마평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된다. 당 안팎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을 위해 희생한 이미지가 있는 원 장관이나 나 전 의원이 차기를 맡아 주는 게 국민들도 수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한 장관은 아직 당 경험이 적기 때문에 비대위보다는 선거대책위원장 등으로 중용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김한길 위원장이나 다른 ‘윤심’(尹心·윤석열대통령 의중) 후보가 올 경우 대통령이 공천권까지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라며 “지지율이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선당후사 VS 무책임한 사퇴

의원들은 김 대표의 사퇴를 두고 ‘당을 위한 결단’이라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당 지지율이 하락한 ‘결과에 책임을 진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다.

김 대표 사퇴론을 제기했던 하태경 의원은 “선당후사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조속히 구성해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는 주는 당으로 혁신하자”고 주장했다. 지도부에 쓴소리를 했던 성일종 의원도 “당이 위기에서 소생할 수 있도록 봄비를 뿌려줬다”며 “멋지고 훌륭한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스1
반면 공식 기자회견도 없는 갑작스런 사퇴에 당이 더 혼란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퇴진하더라도 당 체제를 건강하게 정리해주고 판을 만들어주고 하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며 “우리한테 희망의 불씨를 남겨주고 가셨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또다른 수도권 의원은 “6·25전쟁이 나서 서울이 함락되니까 육군 참모총장이 미국 육군대학으로 유학가는 것 같다”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사퇴하는 느낌이 아니다”라고 사퇴를 평가절하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차기 총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요구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의 희생 요구 중 두 가지 요건이 성립한 만큼 다음 희생 칼날이 중진을 향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표와 친윤 핵심 의원이 희생한 만큼 다음 희생은 공천관리위원회에 가서 논의할 문제”라며 “당장은 당 수습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뉴시스
◆野, “현 상황은 윤 대통령 책임” 비판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표 사퇴에 대해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윤석열 대통령 책임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의 사퇴는 용산 직할체제로 가는 사전정지작업으로 보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국민의힘을 용산 2중대도 아닌 5중대로 만든 건 김 대표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분들이었다”며 “김 대표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장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김 대표의 사퇴를 ‘인적 쇄신’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 대변인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정확한 수단은 모르지만 외력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보이고 민주적 절차라 볼 수 없는 과정”이라며 “공천 파동의 시작이라 본다”고 했다.

조병욱·김병관·배민영·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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