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이 ‘대표 권한대행’…비대위 전환 땐 원희룡·한동훈 거론

조문희 기자 2023. 12. 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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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얼마 안 남아 ‘시간 촉박’…새 대표 선출 가능성은 낮아
선거 지휘할 비대위원장에 김한길·김병준·나경원 등도 물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집권여당의 총선 시계가 다급해졌다. 당내에선 총선이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임을 감안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달 출범하는 선거대책위원회의 간판으로 한 장관이나 원 장관이 나설 수도 있다. 김 대표가 그간 공언해온 “검사 공천 없다”는 약속은 일단 허공에 흩어졌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필두로 한 현역 의원들의 공천 ‘물갈이’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윤재옥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부 구성을 포함한 선택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당대표 궐위(직위의 공백 상태) 시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는 국민의힘 당헌 규정에 따른 변화다. 국민의힘 당헌은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인 당대표가 궐위된 경우 권한대행이 비대위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윤 원내대표는 14일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 비대위 전환으로 총의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윤 원내대표가 총선 컨트롤타워인 비대위원장을 추천하게 된다. 당내에선 일찌감치 한 장관, 원 장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검사 출신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언급돼왔다. 원 장관은 정치 경험이 많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상대로 험지 출마를 공언하고 있어 명분도 있다. 김 전 위원장과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 멘토로 불릴 만큼 높은 경륜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내 안정감이 있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다 김 대표에게 양보하다시피 물러난 일이 있어 친윤 색채가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대위 전환보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는 새 당대표 선출이다. 당내에선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전당대회 특성상 총선 전 치르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2004년 3월 총선을 불과 3주 앞두고 전당대회를 치른 선례도 언급된다. 당시 선출된 박근혜 대표는 천막당사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도 121석의 선전을 이뤄냈다.

김 대표 사퇴로 공천 물갈이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옹립 및 지키기에 앞장섰던 영남권 등 초선 의원들에게 공동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장 의원이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도 버티기 명분을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혁신위원회의 희생 요구 대상인 당 지도부 인사, 중진, 친윤석열(친윤)계 인사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철규·박성민·박수영 의원 등이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초선 의원 사이에선 김 대표가 자리를 유지해야만 경선이라도 시켜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퇴하면서 공천관리위원장과 비대위원장에 대통령의 뜻이 적용되는 사람이 올 것이고 결국 학살”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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