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ASML 협력에 ‘반도체 동맹’ 포장한 대통령 국빈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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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통해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동맹'을 맺는 성과를 이뤘다고 대통령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3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뒤 양국이 '반도체 동맹'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전날에는 네덜란드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 기업인 에이에스엠엘(ASML)의 클린룸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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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통해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동맹’을 맺는 성과를 이뤘다고 대통령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3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뒤 양국이 ‘반도체 동맹’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전날에는 네덜란드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 기업인 에이에스엠엘(ASML)의 클린룸도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외국 정상의 첫 에이에스엠엘 클린룸 방문’ ‘양국 모두 특정 국가와 반도체 동맹 구축은 처음’이라며 엄청난 일인 것처럼 의미를 부여했다.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부터 에이에스엠엘과 반도체 초미세공정 기술·장비 개발 협력을 이어왔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이미 에이에스엠엘 클린룸을 방문했다. 삼성전자와 에이에스엠엘은 7억유로(약 1조원)를 투자해 한국에 연구소를 세워 차세대 노광장비를 공동 개발하기로 12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전에도 대개 대통령 순방에 맞춰 기업들이 상대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순방 성과에 포함시키는 사례는 왕왕 있었다. 그러나 네덜란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참모들과 ‘반도체 전략회의’를 했다면서 기업 간 협약을 국가 간 사업인 것처럼 ‘반도체 동맹’으로 포장하는 등 마치 대통령이 나서 일거에 해결한 양 앞세우는 건 이전엔 없던 일이다.
이번에 이뤄졌다는 “반도체 동맹”도 실체가 있는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취임 직후부터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과 네덜란드 장비, 일본 소재·부품 등을 묶는 ‘반도체 동맹’ 구도를 만들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미 미국이 만들어놓은 ‘반도체 동맹’ 구조 안에서 한국·네덜란드도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국빈방문이 새삼스럽게 어떤 ‘반도체 동맹’을 만들었다는 것인가. 전세계 주요 언론에서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주목하는 기사를 찾기 힘든 이유다. 더욱이 이런 식으로 ‘반도체 동맹’을 강조하는 건 국내 홍보용으론 괜찮을지 모르나 중국을 또 한번 자극하는 일로,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반도체 동맹 성과’를 떠들썩하게 홍보한다고 윤 대통령 부부의 너무나 잦은 국빈방문을 둘러싼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돌리긴 힘들 것이다. 순방 때마다 재벌 총수들을 대거 이끌고 다니며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해온 일도 이제 그만 멈춰주길 바란다. 독재국가 같은 모습이라 낯부끄러운 일인데다, 정경유착의 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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