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묻지 말고 그냥 찍어"…평가 권한 뺏긴 119센터장들

구석찬 기자 2023. 12. 1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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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들 승진 심사는 현장을 이끄는 119센터장과 관할 소방서장이 함께 평가해 이뤄집니다. 그런데 창원 지역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소방본부가 일부 센터장 도장만 가져다 마음대로 평가한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합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창원소방본부 A 119안전센터장 : 9월에 근무성적 평정을 하거든요. 그때 전화가 왔더라고요, 인사담당자한테. '센터장님 도장이 필요하다…']

소방서 인사담당자는 도장을 요구하며 본부가 이 센터 소속 소방관들을 평가한 서류를 내밀었습니다.

[창원소방본부 A 119안전센터장 : '센터장이 찍으실래요, 내가 찍을까요?']

창원 다른 안전센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창원소방본부 B 119안전센터장 : 결재판을 들고 와서 보니까 근무평정 관련 서류였습니다. 도장을 줬습니다.]

소방관 승진 심사는 두 단계를 거칩니다.

1차는 현장을 지휘하는 119안전센터장이, 2차는 소방서장이 합니다.

이 내용을 반 씩 반영해 최종 평가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창원소방본부 C 119안전센터장 : 거기에 반항하고 그러면 불이익이 올 수 있고 해서 그냥 찍으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센터장 고유 권한을 뺏긴 건데 무력감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 통제력을 잃는 것 아니냐고도 걱정했습니다.

[창원소방본부 A 119안전센터장 : 통솔력이라든지 지휘력 이런 걸 잃는다. 실제로 직원들도 그리 생각합니다.]

[창원소방본부 B 119안전센터장 : 잘하는 직원을 진짜 추천해주고 싶고 내근과 외근 갈등 조장도 많이 되고…]

노조는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창원소방본부는 '협의하는 과정에 대한 시각 차가 있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가 불거졌으니 관내 4개 소방서 31개 센터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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