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홈경기서 터진 시즌 첫 골···전북, 이동준 원맨쇼 앞세워 방콕 꺾고 ACL 16강 합류

전북 현대 이동준이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방콕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 ACL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시즌 내내 잠잠했던 골이 드디어 터졌다. 그것도 올해 마지막 홈경기에서였다. 전북 현대가 이동준의 원맨쇼를 앞세워 방콕 유나이티드(태국)에 설욕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합류했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방콕과의 2023~2024 ACL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2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이동준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승점 12점이 된 전북은 방콕(13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ACL 동아시아권역 5개조 2위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3팀이 16강에 진출하는데 전북은 G조 2위 산둥 타이산(중국·12점), I조 2위 울산 현대(10점)과 함께 H조 2위 멜버른 빅토리(호주·9점), J조 2위 우라와 레즈(일본·7점)를 제쳤다.

이날 경기는 전북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올해 마지막 홈경기인데다, ACL 16강 티켓이 걸려 있었다. 여기에 지난 10월 방콕 원정에서 당한 2-3 역전패의 설욕도 해야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전북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던 완차이 자르농크란을 놓쳐 그대로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방콕의 탄탄한 경기력에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전북은 전반 42분 상대 실수에 힘입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이동준이 올린 땅볼 크로스를 방콕 수비진이 허둥지둥하다 그대로 뒤로 흘려보냈고,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문선민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당긴 전북은 후반 23분 송민규의 하프 발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31분부터 33분까지 2분간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동점골의 조연이었던 이동준이 주연으로 나섰다. 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오른쪽 뒷공간을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빠르게 돌파한 이동준이 페널티지역 진입 직전 그대로 날린 슈팅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동준의 이번 시즌 첫 골이었다.

막힌 혈을 뚫은 이동준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2분 뒤 같은 역습 상황에서 이번에도 오른쪽을 빠르게 파고들던 이동준이 페널티지역 진입 후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 손을 맞고 골이 됐다. 전북은 후반 40분 텅그라스 품찬툭에게 1골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추가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이 야심차게 영입한 이동준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고, 실제로 팀에 도움이 많이 되지 못했다. 이번 시즌 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1골도 넣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홈경기에서 멀티골에 공격포인트 3개를 한꺼번에 적립하고 팀에 승리를 안기면서 마음에 쌓았던 부담감을 어느 정도 내려놨다.

한편 같은날 G조의 인천 유나이티드는 카야FC(필리핀) 원정에서 3-1로 이겼으나 같은 시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이 산둥 타이산(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조 3위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인천과 요코하마, 산둥이 승점 12점으로 같았지만, 3팀간 골득실에서 인천이 요코하마와 산둥에 밀렸다.

전주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