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美 흥행 1위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10년 만의 복귀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작품으로선 최초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국과 캐나다 내 극장 2200여 곳에서 개봉한 첫 주말(8~10일)에 1280만달러(약 168억원)를 벌어들이며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디즈니 창사 100주년 기념작 ‘위시’ 등 대작들을 제쳤다. 또 올 들어 북미에서 처음으로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른 외국 작품이 됐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인어공주’ ‘알라딘’ 등과 달리 소설이나 동화 등 원작이 따로 없는 작품을 말한다. 이 작품 제목은 요시노 겐자부로(1899~1981)의 동명 소설에서 따왔지만, 둘 사이에 접점은 없다. 현지 개봉판 제목은 작품 장면에서 따온 ‘소년과 왜가리(The Boy and the Heron)’다. ‘일본의 월트 디즈니’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미야자키가 은퇴를 번복하면서까지 내놓은 작품이라는 화제성 외에도, 영어 자막을 통해 외국어 영화를 보는 방식에 미국 관객들이 익숙해졌다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가디언은 “지난 5년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는 독일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미나리’ ‘기생충’ 등 비영어권 작품이 올랐다”며 “미국 대중은 스크린에서 문장을 보는 일에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어 더빙판에는 크리스천 베일, 윌럼 데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역대 미야자키 작품의 미국 흥행 기록도 가볍게 갈아치웠다. 직전 최고 흥행작은 2013년 작 ‘바람이 분다’(520만달러)다. 이번 신작에 대해 일본, 한국 등에서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찬사와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혹평이 엇갈렸다. 그러나 다수의 미국 영화 매체는 “현대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놀라운 시각적 이야기(AARP무비스)” “호화롭고 믿기 힘든 애니메이션 판타지(엠파이어매거진)” 등 높은 점수를 줬다. 컴스코어 수석 미디어 분석가 폴 데르가라베디안은 “이 작품은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모으는 일본 영화의 힘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내년 1월 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올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스즈메의 문단속’과 경쟁하게 됐다. 미야자키 애니메이션 음악을 전담해 온 작곡가 히사이시 조 역시 골든글로브 음악상 후보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무대에서 미야자키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미야자키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2003년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2015년에는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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