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공동성명 채택…'반도체 동맹' 5대 전략협력 명문화
2+2 외교산업 장관급 대화체 신설…워킹홀리데이 2배 확대
(헤이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네덜란드 공동성명에는 반도체 동맹 외에도 외교안보·친환경 고효율 에너지·미래전략기술·인적문화교류 등 5대 분야 협력 방안이 담겼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같은 내용의 '한-네덜란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밝혔다. 공동성명은 20개 조항으로 구성됐으며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성명으로 명문화됐다.
핵심은 '반도체 동맹'(Semiconductor Alliance)의 명문화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반도체 인재 공동 육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협력이 추진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동성명에 '동맹'이란 단어가 명기되면서 쐐기를 박은 셈이다.
한국과 네덜란드 평소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되, 핵심 품목 수급 불안정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즉각 발동해 공동 대응한다. 이를 위해 양국은 외교당국 간 연례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고,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협의체도 구성할 예정이다.
공동성명에는 '2+2 외교·산업 장관급 대화체 신설'을 비롯한 양국 간 경제·안보·디지털·문화인적교류 등 5대 전략적 협력 원칙이 명시됐다. 먼저 제1~4항은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네덜란드가 5322명의 군대를 파병한 것부터 1961년 양국 간 수교 체결, 2022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체결 등 한-네덜란드 우호 관계의 역사적 평가를 망라했다.
제5항에는 한-네덜란드 '2+2 외교·산업 장관급 대화체 신설'을 격년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외교차관보급 정책협의회를 비롯해 경제공동위원회, 혁신공동위원회, 안보 관련 실무급 협의, 범부처 사이버 정책협의회 등 각종 협의체의 연례화, 국장급 경제안보대화 신설·운영 원칙 등을 담았다.
김 차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2+2 협의를 갖는 나라는 미국, 호주, 영국과 같은 핵심 우방국들인데, 이들 나라들과 실시하는 2+2 회의는 외교·국방 장관급 대화체"라며 "한-네덜란드 양국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외교·산업 2+2 협의체를 신설했고,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 경제안보, 수출통제 분야 전략 공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제6항은 국방·안보 협력 원칙이 적혔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체결된 '국방 협력에 관한 MOU'와 방산군수공동위원회 출범, 한국이 오는 2025년에 네덜란드와 독일이 주최하는 합동 프로젝트인 '다국적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관련 지휘소 훈련(JPOW)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제7~8항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지역 협력 원칙이 담겼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양국이 강력 규탄하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네덜란드가 지지한다는 문구가 명기됐다. 또 북한 인권 증진 협력을 위해 양국이 협력한다는 원칙이 적시됐다.
제9~10항은 신흥안보협력에 대한 내용으로 양국이 2024년 서울에서 '제2차 인공지능에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를 공동 주최한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네덜란드에서 양자 사이버정책협의회를 지속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제11~15항은 반도체 동맹 구축 및 반도체 대화 신설, 핵심품목 공급망 구축, 원전 협력, 물류 협력 등 경제협력 원칙이 명시됐다. 제16~18항은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및 MOU 체결, 디지털 협력 확대 등 과학기술 협력이 담겼으며, 제19~20항은 양국 간 문화·교류·인적 교류 합의 사항들이 명시됐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 채택을 통해 양국 간 워킹홀리데이 연간 참가자 상한을 현행보다 2배(100명→200명)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문화기관 간 수집품 교환 전시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장려 △양국 합동 문화공연 개최 및 촉진 기회 모색 등 부대 사항들이 포함됐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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