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연락 끊긴 하루, 박 모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의문의 교통사고
[뉴스데스크]
◀ 앵커 ▶
일을 나간 남편이 하루 동안 연락이 되지 않자 아내가 실종신고를 했는데, 뒤늦게 남편이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알고보니 교통사고가 난 뒤 병원으로 옮겨져서 수술을 받았다는 건데요.
남편은 결국 닷새 뒤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연락이 끊겼던 그날 하루, 남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송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월 14일, 일하러 간다며 집을 나선 40대 남성 박 모 씨.
하지만 정오 무렵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고 밤이 돼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밤새 수소문했지만, 남편의 행방을 알 수 없어 결국 이튿날 오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경찰은 박 씨가 지금 중환자실에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박소현/숨진 박 씨 유족] "동생이 00대 병원에 중환자실에 지금 있다고 죽을 것 같다고 그렇게 연락이 왔더라고요. 저희로서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밤사이 가족도 없이 수술대에 오른 건데, 보호자란엔 모르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경찰이 설명한 사고 경위는 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박 씨가 커브길에서 연료가 떨어진 차량을 조치하느라 세워둔 경찰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며 '박 씨가 졸음운전을 하다가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박소현/숨진 박 씨 유족] "파출소로 전화를 해서 '도대체, 사고 경위에 대해서 알려달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아무래도 졸음운전 같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박 씨는 결국 닷새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은 수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고 석 달 뒤인 11월 초에야 경찰은 불송치 결정 통지와 함께 경찰차 후방 블랙박스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영상엔 박 씨가 몰던 흰색 승합차가 우측으로 휜 커브길을 따라 달려오다가 차를 들이받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충돌 직전 핸들을 우측으로 급히 꺾는 모습도 찍혔습니다.
갓길이 없는 왕복 4차선 도로였습니다.
[박소현/숨진 박 씨 유족] "(사고 시점이) 8월이고 수풀이 우거져서 나무들이 무성해요. 건물도 게다가 있거든요. 그 상황 속에서는 아무리 그 아무리 어떻게 피해 가려고 해도요, 피해갈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유족은 국민권익위에 재조사를 위한 진정을 접수하고, 경찰에도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송지원
◀ 기자 ▶
박 씨는 제한속도 시속 70km, 신호도 없는 도로에 서 있던 경찰차를 들이받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과실 100%, 후방추돌사고를 낸 피의자가 됐고 경찰은 피의자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습니다.
◀ 리포트 ▶
사고가 난 곳은 왕복 4차선 도로, 충돌 지점은 오른쪽으로 휜 곡선도로입니다.
하지만 영상엔 수신호 등 안전 조치를 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최충만/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고속도로에 준하는 위험한 도로예요. 커브길에 경찰차가 저렇게 있다 그러면은 못 볼 수 있어요. 그 사이에 피하기 힘들 수도 있어요. 끝까지 수신호를 했어야 돼요."
실제 경찰관들은 사고 당시 차 안에 있다 부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화살표 경광등과 사이렌으로 안전조치를 했고, 안전조치 방법은 출동 경찰관의 재량"이라고 했습니다.
유족들은 졸음운전 탓일 거라는 경찰 설명에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영상을 보면 사고 차량은 곡선 구간에서도 차로를 지키고 있고 충돌 직전엔 방향을 급하게 틀기도 했습니다.
[최충만/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뒤늦게 발견하고 틀었을 가능성이 좀 높아 보여요. 졸았으면요, 그냥 정면으로 박았을 거예요."
경찰이 사고 직후 작성한 교통사고 실황 조사서도 의문 투성이입니다.
당시 사고가 발생한 도로를 곡선이 아닌 직선도로로 표기했고 제한속도 역시 시속 70킬로미터가 아닌 60킬로미터로 잘못 적었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박 씨 차량의 속도는 시속 59에서 67킬로미터.
유족들은 경찰이 박 씨의 과실 정황을 키우려고 이렇게 써놓은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충돌 직후 박 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인정했고, 조사서는 단순히 잘못 적은 실수"라고 했습니다.
경찰이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은 이유도 석연치 않습니다.
사고가 난 건 8월 14일 낮 1시쯤.
박 씨 아내가 남편의 행방을 알게 된 건 이튿날 정오쯤입니다.
사고 발생 이후 만 하루가 다 되어가도록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겁니다.
[박소현/숨진 박 씨 누나] "사고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만, 이거를 사건으로 만들면 안 돼요. 특히나 공무원들이잖아요. 그리고 누구보다 경찰들은 국민을 보호해야 될 사람들인데."
경찰은 "사고 당시 박 씨가 의식이 있어 위중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미성년자가 아니라 가족에 연락하지 않고 119에 인계하고 철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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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송지원, 김민지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288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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