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동자 숨진 석포제련소 '그 곳'…환경부가 밀폐 지시했었다
다음은 저희가 단독 취재한 소식입니다. 국정감사에 거의 매년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입니다. 10년 동안 8번이나 불려나왔습니다. 공장 폐수를 상습적으로 무단 방류해 주변 환경을 파괴해 왔기 때문입니다.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에 불법 배출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환경 법령 위반 사례가 70건이 넘습니다. 이 때문에 국감 때마다 질타가 쏟아졌지만, 제대로 개선이 안 돼 "이쯤 되면 폐쇄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죠.
지난주엔 이 제련소에서 가스 중독으로 노동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치료를 받는 사고까지 났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더 취재해 보니, 이번 사고도 이미 위험 경고가 있었습니다. 환경부가 밀폐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장소에서 노동자가 숨진 겁니다.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른 곳은 괜찮은데 공장 뒷산 나무들만 모두 말라 죽었습니다.
100년 넘게 산 고목도 못 버티는 이곳, 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주변 모습입니다.
[신기선/영풍석포제련소 봉화군대책위원장 : 제련소 쪽부터 가지가 마르잖아요. 이쪽 바람을 받은, 바람 받는 쪽부터 마르기 시작해서…]
아연을 제련하는 이 공장은 오랫동안 환경 파괴 주범으로 악명 높습니다.
이제 사람도 못 버티는 곳이란 외침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9일 아연가루와 화학물질을 섞는 탱크 모니터를 교체하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겁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이 탱크, 지난해 환경부가 오염물질이 샐 틈이 있다며 내년까지 밀폐하라고 지시한 곳이었습니다.
이미 위험이 예고됐던 겁니다.
그러면서 오염시설을 개선해야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부 통합환경허가를 내줬습니다.
그런데 손 놓고 있는 사이 이 시설에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공장 내부 안전 관리는 엉망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비소 일종인 맹독성 기체 아르신 가스에 노출된 걸로 추정되는데 정작 어디서 샜는지도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 탱크에선 비소 화합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내부를 다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권주연/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 비소 급성 노출로 사람이 죽었다. 노동자 죽이고 환경 파괴하는 영풍석포제련소 즉각 문 닫아라.]
경찰과 노동부, 환경부 등은 내일 현장 감식을 벌입니다.
하지만 허가를 내준 정부 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진 않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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