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비자금 의혹’ 아베파 각료 4명 경질

반발 고려 차관급 일부 유임 가닥
도쿄지검 특수부 수사 확대 전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억엔(약 45억원) 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린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을 14일 교체한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3일 보도했다.

다만 아베파 반발 등을 고려해 아베파 소속 차관급 인사 중 일부는 유임시키는 쪽으로 조율 중이어서 정권 내 ‘아베파 일소’는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 소속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을 사실상 경질할 방침이다.

차관급인 부대신으로 임명된 아베파 5명도 전원 교체할 예정이다. 부대신보다 직위가 낮은 차관급인 정무관 6명은 일부를 유임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정무 3역’(政務 三役)으로 불리는 각료·부대신·정무관에서 아베파 인사를 전부 축출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정무관에는 아베파 일부를 남겨두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각 파벌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아베파 외에 기시다파, 니카이파도 정치자금 파티 수입을 부실 처리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가 회장으로 있었던 기시다파는 2018∼2022년 파티 수입 중 일부를 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 수천만엔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사히는 “(기시다파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대응에 따라서는 여당 내 총리 퇴진론에 박차가 가해지고,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